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시중 은행들이 보는 대기업의 신용위험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은행들은 엔화 약세가 대기업의 실적 우려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올해 1분기 대기업 신용위험지수는 19로 전망됐다. 전 분기와 같은 수준으로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높다. 은행들이 대기업에 빌려준 돈을 떼일 확률이 크다고 볼수록 신용위험지수는 높아진다.
중소기업 신용위험은 2012년 1분기 19에서 그해 2분기 31로 급등하고서 3년 가까이 30선 전후를 오르내리고 있다.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22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가계부채가 쌓인 데다 가계 소득여건 개선이 미흡해 저신용자·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질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은행들은 가계에 대한 대출 완화 기조를 유지하되, 대출 문턱을 조금씩 낮추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가계 주택자금 대출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태도 지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규제 완화 대책이 발표된 작년 3분기 19에서 4분기 16, 올해 1분기 전망치는 13으로 낮아졌다.
올해 1분기 가계의 주택대출 수요 지수 전망치는 22로, 전분기의 31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약해진 데다 주택거래가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든 탓에 1분기 가계대출 증가세는 다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가계의 일반자금 대출 또한 연초 성과급과 설 상여금 지급, 연말정산 소득세 환급 등으로 증가 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의 이번 대출행태 서베이는 지난해 12월 8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됐다. 조사대상은 국내은행 16곳을 포함해 173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총괄담장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