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안되는 건 없다. 그는 "'스타제국'이라는 대형 연예기획사의 신주학 사장에게 허락을 받아 꼬박 1년, 매니저라는 새로운 직업을 얻었다."
"K팝의 신화, 그 뒤에 감춰진 속살을 보기 위함이었다. 텔레비전에서 즐겨 봤던 여신들의 무대 뒤 모습은 화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처연했다. 그래서 나는 자주 놀랐다. 연습생들은 다이어트 후유증으로 병원에 실려가곤 했다. 예외는 없었다. 흔히 벌어지는 일이었기에,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의사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음식을 가능한 한 입에 대지 않았다.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은 그들의 세상에 없었다. 나는 물었다. "무슨 까닭에 혹독한 다이어트를 멈추지 못하는 거니?" 그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는 3부작 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을 넘다>로 국내 최초 에미상 다큐멘터리 부문에 세 차례 연속 노미네이트되었고, 세계방송연맹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등을 수상한 신문기자 출신이다. "아이돌 스타들의 진짜 모습, 갓 잡아올린 활어처럼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싶다"며 매니저로 뛰어들어 케이팝 세계의 명암을 폭로한다.
화려한 명성만큼 그림자도 분명히 존재하는 케이팝 세계의 면면을 낱낱이 보여주지만 또한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 각자의 입장과 고뇌를 드러낸다.
매니저 생활을 마치는 날. 저자는 아이들에게 운동화를 선물했다. 잠시라도 불편한 하이힐을 벗고 자유롭게 걸으라고 준 것인데, 그 설명을 들은 아이들은 많이 울었다. "그래서 나도 많이 울었다. 대중 앞에서는 당당한 스타이지만, 화려한 장막을 걷어내면 그 안에는 연약한 여자아이가 있을 뿐이다."(본문 중에서)
"얻고자 하는게 있으면 반드시 잃는게 있다. 잔인하지만 그건 피할수 없는 세상의 이치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대한민국의 모든 여성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썼다. 1만4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