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 JUMP] 리폼코리아, "이제는 롤 모델이다"

2015-01-0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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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 독일의 도이체포스트는 통신과 우편 시장을 독점하는 우정본부 공기업으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 왔다. 이에 독일 정부는 1995년 도이체포스트와 도이체텔레콤 등으로 회사를 분할한 뒤, 2000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식적으로 민영화했다. 이후 도이체포스트는 디지털 우편서비스와 전자상거래, 온라인 광고서비스로 사업을 다각화한 뒤 미국의 물류회사인 DHL 등을 인수해 세계적인 물류기업으로 재탄생했다.

# 스웨덴은 2001년 스웨덴 철도공사(SJ)가 운송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6개 회사(여객·화물·역사·유지보수·청소·IT)로 분할하고 경쟁체제를 도입했다. 이후 수송실적은 고속열차 도입 등 서비스 경쟁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철도사고 또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영업수지도 2000년 이후 계속 흑자를 기록했으며, 2007년에는 사상최대인 1300억원 흑자를 달성했다.

국영 기업에 경쟁 체제를 도입한 유럽 국가들이 경영 개선 효과를 보고 있는 사례다. 해외에서는 이미 공기업을 민영화하거나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등 공공부문 개혁을 통해 국가 경제 체질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실제 이들 국가는 공기업들의 독점구조에서 건설·운영을 분리하고, 시장개방을 통해 경쟁시장구조로 전환하면서 만성적인 적자에서 해소됐다.

독일은 지난 1994년 국영철도를 공기업 형태의 DB로 전환하고, 내부 조직을 분야별로 쪼개거나 지주회사·자회사 형식으로 경쟁을 유도했다. 특히 2006년부터 여객·화물열차 운영을 본격적으로 민간에 개방, 영업실적이 9배나 올랐으며, 사고 건수도 4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오스트리아도 지난 2011년부터 오스트리아철도주식회사(OBB)가 독점하던 시장에 민간철도회사인 베스트반의 진입을 허용했다. 두 회사는 빈~잘츠부르크 노선에서 경쟁을 시작했고, 요금인하(50%) 및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한 경쟁이 진행중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선진국들의 사례가 최근 공공기관 개혁을 외치고 있는 우리나라에 적지않은 시사점을 준다고 조언한다. 역대 정부마다 공기업 혁신을 내걸었지만, 방만경영, 과도한 복지, 비정상적인 노사관계는 아직도 개선되지 않은 고질병으로 남아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기업 총 부채는 지난 2009년 339조원에서 지난해 말 523조원으로 1.5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한국전력공사 석유공사 등 7대 주요 공기업의 부채비율은 지난 10년간 3배 넘게 늘어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공기업들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해외 사례처럼 시장 개방과 경쟁 도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공기업들이 독점하는 시장에 민간 기업들의 참여를 허용함으로써 공기업 수익성과 생산성,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조언이다.

이와 함께 공공부문이 철도·전력·우편 등 사회기간시설 분야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철저한 사전 준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노조의 경영권 침해 및 탈법적인 이면합의 등 공기업 내부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불합리한 노사관계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연구원은 "중앙정부부터 비효율적인 재정 지출을 줄이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공기업들이 독점하는 시장에 민간 기업들의 참여를 허용하고, 노사간에 정상적인 관행을 고착시키는 것이 우선적으로 진행되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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