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유니온스틸과 합병한 ‘통합 동국제강’이 1일 정식 출범했다.
지난 10월 양사간 합병 발표 후 3개월여의 기간 동안 준비를 거친 후 이날 첫 발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합병법인은 본사 기준 4본부 10담당 42팀 체제로 출발했다. 임원 수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동생 장세욱 부회장 및 사외이사·고문 등을 제외하면 총 34명이다. 두 회사의 임원 보직은 총 40개였는데, 6개만 줄이고 대부분의 임직원들을 등용했다. 이는 자칫 합병과정에서 유니온스틸 임직원들이 받을 수 있는 소외감을 최소화 하고 양사의 합병이 구조조정이 아닌 회사의 외연을 키우기 위한 의도 임을 보여주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일 열리는 시무식은 장세욱 부회장이 주재한다. 지난달 11일 인사를 통해 부회장에 승진한 뒤 동국제강 대표이사에 선임돼 처음으로 맞는 시무식이다. 동국제강은 장세욱 부회장의 대표이사 선임으로 형제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서울 본사 페럼타워에서 열리는 이날 시무식에서 장세욱 부회장은 신년 포부를 기작성된 서류를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밝힐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통합 동국제강 출범의 의미와 앞으로의 나아갈 전략, 장세주 회장이 밝힌 올해 그룹 경영방침인 ‘N.I.C.E. DK’의 중요성을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N.I.C.E.’는 새출발(New Start) 혁신(Innovation) 변화(Change) 수익(Earning)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새로운 출발과 함께 생존을 위해 철저히 혁신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유니온스틸은 한국 민간 철강업계에서 큰 획을 그은 기업이다. 전 사명은 연합철강으로 1974년대 수출의 날(현 무역의 날) 당시 업계 최초로 1억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철강업계를 넘어 재계에서도 1~2위를 다투는 등 현재 국내 최대 컬러강판 업체로 성장했다. 이러한 유니온스틸이 1985년 인수됐을 때 장상태 선대 회장은 유니온스틸을 동국제강의 문화로 바꾸지 않고 회사를 있는 그대로 인정했고, 최고경영진도 회사 출신들을 중용했다. 유니온스틸 관계자는 “불같은 성격의 장상태 회장이었으나 유니온스틸 직원들에게는 큰 소리 한번 안내고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선대 회장을 기억했다.
유니온스틸 대표이사에 오너 경영인이 선임된 것은 2010년 당시 사장이었던 장세욱 부회장이 처음이었다. 장세욱 부회장이 선임되면서 양사간 합병작업은 서서히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그가 부임하면서 유니온스틸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에서 ‘브랜드’와 ‘솔루션’을 추구하는 젊은 기업으로 변신했다. 사무실에서도 자율 좌석제를 도입하고 스마트 오피스 구축하는 등 유니온스틸의 변화는 미래 철강업체가 어떻게 진화돼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여겨졌다.
인수 후 30년 만에 동국제강과 유니온스틸은 하나가 됐다. 통합 동국제강은 올 연말 브라질 용광로 일관제철소가 완공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동국제강은 창립 61년 만에 상공정과 하공정을 모두 갖추는 철강업체가 돼 포스코, 현대제철은 물론 글로벌 철강업체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