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슬림화로 '효율 경영' 박차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내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위해 지주 및 은행 임원수를 줄였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부행장 승진 인사는 지난해 각각 2명에서 올해 1명으로 줄었다.
우선 장기용 하나금융 부사장(최고인사책임자·CHRO)이 하나은행 경영지원그룹 총괄 겸 HR본부 부행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존 장 부사장의 업무는 김재영 하나금융 상무(최고협력시너지책임자·CCSO)가 겸임한다.
산업은행은 다음달 1일 통합산업은행 출범을 앞두고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산은금융지주와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3개 조직이 하나로 통합되는 만큼 3개 기관 총수 대비 4부문, 2지역본부, 18부실, 2지점이 줄었다.
이로써 통합산은 편제는 11부문·7본부·55부실·82지점으로 구성된다. 임원 역시 줄었다. 통합산은의 임원은 총 11명으로 기존 산은금융지주 부사장 3명과 정책금융공사 임원 2명은 퇴진했다.
조만간 정기 인사가 예정된 KB금융그룹과 국민은행 역시 임원수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국민은행장을 겸직하는 데다 일부 임원들도 겸임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일부 직책에 대해서는 (은행과 지주) 겸임을 생각하고 있다"며 "몇몇 직책은 겸임하는 게 효율적이라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단, 국민은행은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17본부·58부·2실에서 11그룹·9본부·59부·1단·1실로 확대했다.
최근 KB금융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은 LIG손해보험의 경우 기존 고객상품 총괄과 보상 총괄을 통합해 상품보상 총괄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축소했다. 이에 따라 경영관리, 법인영업, 개인영업 총괄 등 기존 5총괄에서 4총괄 체계로 줄었다.
◆'통합 시너지'에도 관심 집중
조직을 축소한 금융사들 모두 '통합'과 연관돼 있다는 게 특징이다. 통합으로 조직 전체의 규모가 커질수록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내실을 다지는 게 절실하다.
따라서 이들 금융사가 내년에 기대 이상으로 통합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특히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서둘러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당초 연내 두 은행의 통합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의견차가 커서 계획을 이루지 못했다. 금융위원회도 노사 간 합의가 있어야만 통합을 승인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결국 조기통합은 해를 넘기게 됐다. 하나금융이 이미 통합을 염두에 둔 조직개편을 실시한 만큼 본격적인 시너지를 위해서는 최대한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
KB금융의 경우 내년 3월쯤 LIG손보의 사명을 KB손해보험으로 바꾸면서 본격적인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손자회사로 편입한 LIG투자증권을 내년 초 타 기업에 매각할지, 아니면 KB투자증권과 합병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KB금융은 비은행 부문 인수를 통한 그룹 시너지 추진 강화를 위해 마케팅기획부를 신설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4년여 만에 정책금융공사와 다시 합치는 산업은행 역시 정부의 구상대로 통합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정책금융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내년 통합작업을 앞둔 주요 금융사들이 경영 효율성을 위해 조직을 개편하거나 임원수를 줄이고 있다"며 "통합 시너지를 얼마나 내느냐에 따라 각 금융사의 경쟁력과 실적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