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낭송 이론서 '호모 큐라스'와 함께 시리즈 1차분 '동청룡'편을 내놓은 바 있다. '동청룡'편은 봄의 창조적 기운인 목기(木氣)를 담은 춘향전·논어/맹자·아함경·열자·열하일기·전습록·동의보감 내경편으로 이뤄졌다.
이번에 출간된 2차분 '남주작'편은 변강쇠가/적벽가·금강경·삼국지·장자·주자어류·홍루몽·동의보감 외형편으로 구성됐다. 오행 중 계절로는 여름을, 성질로는 발산과 표현력을 뜻하는 화기(火氣)를 띤 작품을 선정했다.
고전의 매개자를 자처하며 ‘고전평론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고미숙은 2007년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에서 ‘낭송’을 공부의 방법으로 제시한 바 있다. 고미숙이 말하는 ‘낭송’은 책을 소리 내어 읽는 ‘낭독’이 아니라, 거기서 더 나아가 ‘암송’을 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암송’은 ‘암기’와는 다른데, ‘암기’가 음소거 상태에서 의미 단위로 텍스트를 먹어 치우는 것이라면, ‘암송’은 소리로써 텍스트를 몸 안에 새기는 행위다. 고미숙은 “낭송이란 몸이 곧 책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각권 176~256쪽, 99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