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임권택은 정창화 감독에게 영화의 테크닉을 전수받았지만 정작 그가 배운 영화의 정신과 소재의 대부분은 영화 현장과 한국의 근현대사를 통해 습득한 것이다. 온통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스승을 구했지만, 결국 임권택 자신이 스스로의 스승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천재 프로기사 조훈현에게는 일본 바둑계의 거목 세고에 겐사쿠가 큰 스승이었다. 세고에는 조훈현의 더딘 성장을 염려했던 가족들에게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바둑은 예(藝)이면서 도(道)입니다. 기량은 언제 연마해도 늦지 않습니다. 큰 바둑을 담기 위해서는 먼저 큰 그릇을 만들어야 합니다.”
'월간중앙'의 선임기자로 일하는 저자가 펴낸 이 책에는 국내 13인 거장들의 피나는 정진과 도전의 위대한 여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참된 스승이 부재하는 시대라 개탄하지만 실상 부재하는 존재는 ‘진정한 제자’다. 제자 없는 시대에 참된 스승이 존재할 리 없는 것이다. 거장의 삶, 거장의 스승을 통해 제자의 길을 배워보자는 것이 이 책을 기획한 취지다. 치열하게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좋은 스승은 홀연히 나타난다. 그 스승은 제자를 통해 자신의 예술을 구원하고 삶을 완성한다. 그 순정한 과정을 한창 배우는 우리시대 청소년, 또 그들의 부모와 함께 나누고 싶었다.” 1만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