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권력의 중심에서 몰락…중국 링지화 일가의 흥망성쇠

2014-12-23 10:25
  • 글자크기 설정

형·동생·매형·부인까지 일제히 부패비리 연루

[링지화(令計劃) 통일전선공작부장. 사진출처 = 중국중앙방송(CCTV) 홈페이지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국가주석의 비서실장(당 중앙판공청 주임)을 지낸 링지화(令計劃) 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공작부장이 낙마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22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제12기 전국위원회 부주석인 링 부장이 현재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조직조사(당내부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 줄로 짤막하게 보도했다. 중국당국은 링 부장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는 않았다.
이로써 한때 정치국원 진입이 유력했던 차세대 정치스타 링지화의 막강한 권력을 배경으로 재력을 쌓아온 링씨 일가는 결국 몰락 위기에 처하게 됐다.

링지화는 1956년 10월생으로 산시(山西)성 사람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링지화는 후 주석의 최측근으로 중국 정가의 떠오르는 스타 중 한 명이었다. 특히 2007년 정권 핵심부서인 중앙판공청 주임 자리까지 꿰차며 권력의 정점에 섰다.

그러나 2012년초 아들이 낸 페라리 교통 사망사고 여파로 좌천성 인사를 당했으며 정치국원 진입에도 실패하는 등 정치적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링 부장이 부정부패 혐의는 아들이 낸 '페라리 교통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한 것.

이후 2013년 링지화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직에 임명되며 그동안의 추문을 털어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결국 링지화가 이번 당기율위 조사로 낙마하며 정협 부주석은 그의 마지막 정치 경력이 됐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그의 지지세력으로 알려져온 '산시방(山西幇·산시성 정재계 인맥)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링지화의 체포가 임박함을 암시했다.

링지화 낙마에 앞서 중국 정가를 주름잡던 링지화 남매도 이미 모두 부패 혐의로 체포된 상태다. 

링지화에게는 모두 4명의 형제와 여동생이 있다. 공산당원이었던 그의 부친이 공산당 문건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에서 따와 5남매 이름을 지었다. 링루셴(令路線 노선), 링정처(令政策 정책), 링지화(令計劃 계획), 링팡전(令方針 방침) 및 링완청(令完成 완성)이 그것이다.

링지화 낙마에 앞서 중국 정가를 주름잡던 링지화 남매도 이미 사망한 링루셴을 제외하고는 모두 부패 혐의로 체포된 상태다. ‘

링정처 산시성 전 정협 부주석이 지난 6월 부패혐의로 체포된데 이어 7월엔 링지화의 매형, 즉, 누나 링팡전 남편인 왕젠캉(王健康) 산시(山西)성 윈청(運城)시 부시장이 구금돼 부패 관련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동생 링완청 역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 홍콩 싱가포르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갔으나 다시 귀국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그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강제 송환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링완청은 과거 신화사에서 기자직을 그만두고 국유기업 고위직에 몸담다가 이후 투자운영사를 창립해 대표직을 역임해왔다. 그는 투자사 대표직에 있을 당시 각종 기업들의 주식시장 상장을 성공적으로 완성시키며 투자액 대비 최소 1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였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현재 링완청의 사업파트너들도 현재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2일엔 중국 대표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러스왕((樂視網 LeTV)에 링완청이 투자했다는 소문이 시중에 돌면서 선전증시에서 러스왕 주가가 10% 급락, 하한가를 치기도 했다.

현재 중국 CCTV 아나운서로 있는 링완청의 부인 리핑(李平)의 오빠, 즉 처남인 리쥔(李軍)도 과거 러스왕 대주주이자 산시성 부호로 최근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는 보도도 중국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이미 사망한 링루셴의 부인 쑨수민(孫淑敏)과 아들 링후젠(令狐劍)도 링완청과 함께 베이징에서 광고·사모투자 ·인터넷 IT 안보 등 사업에 손을 대 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 중국청소년창업지원기금 총재직을 역임한 링지화 부인 구리핑(谷麗萍)도 현재 간첩 혐의로 체포된 중국 국영 중앙(CC)TV 아나운서 루이청강(芮成剛)과 불륜 관계였다는 소문도 홍콩 매체를 통해 떠돌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