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지록위마'… 2위는?

2014-12-22 02:00
  • 글자크기 설정

                              중국 한나라때 사마천이 엮은 사기에 나오는 한 장면.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교수신문은 지난 8∼17일 전국의 교수 7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1명(27.8%)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를 선택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록위마(指鹿爲馬)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른다는 뜻으로, 남을 속이려고 옳고 그름을 바꾸는 것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중국 한나라의 사마천이 엮은 역사책 사기를 살펴보면 이렇다. 진시황은 천하를 통일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죽고 만다. 이때 그의 죽음을 틈타 권력을 농락한 자가 환관 조고였다. 그는 진시황이 후사로 지명한 맏아들 부소를 계략을 세워 죽이고 그 동생인 호해를 2세황제로 옹립한다. 그러고는 승상 이사도 죽음으로 몰아넣은 후 이번에는 스스로 황제에 오르기 위해 자신이 옹립한 황제를 허수아비로 만들고, 그때 사용한 방법이 바로 지록위마이다.
조고가 사슴을 황제에게 바치며 “말입니다.”라고 하자 황제 호해는 “어찌 사슴을 말이라 하는가?” 라고 한다. 그러나 이미 조고의 권력에 겁을 먹은 주위 신하들은 모두 나서 말이라 말한다. 이에 호해는 자신의 판단력을 의심하면서 정사에서 손을 뗀다. 결국 호해도 조고에게 죽임을 당하고, 조고는 다시 자영을 3세황제로 임명하고 자신이 권력을 실질적으로 휘두르지만 그 또한 자영의 계략에 빠져 죽임을 당한다. 그런 와중에 진나라의 국세는 기울었고, 전국에서 일어난 반란의 불길 속에 멸망한다는 이야기이다.

지록위마를 잇는 올해의 사자성어는 '삭족적리'(削足適履)로 170명(23.5%)이 선택했다. 삭족적리는 '발을 깎아 신발을 맞춘다'는 뜻으로 합리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적용하는 것을 비유한다.
박태성 부산외대 러시아·중앙아시아학부 교수는 삭족적리를 고른 이유에 대해 "원칙 부재의 우리 사회를 가장 잘 반영했다"고 설명다.

또 '지통재심'(至痛在心)은 교수 147명(20.3%)의 지지를 받아 3위에 올랐다. 이 사자성어는 '지극한 아픔에 마음이 있는데 시간은 많지 않고 할 일은 많다'는 뜻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