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샤오미가 최근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조달(편딩)에 나서면서 기업가치가 450억 달러(약 49조5000억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오는 22일 종료 예정인 이번 자금조달은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 출신이 조성한 올스타 인베스트먼트(All-Stars Investment)가 주도했다. 러시아 투자회사 DST 글로벌과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 알리바바그룹 홀딩스의 사모펀드 계열사인 윈펑(云峰)캐피탈도 이번 펀딩에 참여해 샤오미 지분확보에 나섰다. 다만, 이들 가운데 DST 글로벌과 GIC는 이미 샤오미의 일부 지분을 확보한 주요 주주들에 속해있다.
샤오미의 기업가치는 전 세계 IT 스타트업 중에서는 최고 수준으로, 지난해 8월 자금조달 당시 샤오미의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6개월만에 몸값을 350%나 불린 셈이다.
WSJ는 샤오미의 이같은 성장세는 중국 외 신흥시장에서의 높은 기대치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샤오미는 이미 중국 내에서는 최대 스마트폰 업체로서의 입지를 굳힌 상태다. 2010년 창업한 샤오미는 지난 2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중국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샤오미의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1870만대며, 올해는 3배 이상 늘어난 6000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샤오미가 본격적인 세계적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 특허침해 및 모방논란, 데이터보안 문제, 낮은 브랜드 인지도 등 극복해야할 과제들이 남아있다고 지적한다. 또 지난해 266억 위안의 매출액에서 순익이 3억4700만 위안에 불과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점이다.
실제로 이달 초 인도 델리고등법원은 샤오미가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의 통신기술 및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인도 내 샤오미 제품의 생산 및 판매, 홍보 활동 금지를 명령했다. 인도 법원은 일시적으로 샤오미 제품 수입 재개를 허가했으나, 전문가들은 다른 경쟁사에 비해 기술력이 부족한 샤오미의 한계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