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상황에서 단순 마케팅 경쟁보다는 결합상품 등을 통해 가입자를 묶어 놓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2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IPTV 가입자 수는 지난 10월 기준 KT 573만명, SK브로드밴드 268만명, LG유플러스 190만명으로 총 1032만명으로 집계됐다. IPTV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현재 38.04%에 달한다.
IPTV는 2008년 11월 출범 후 1년 만에 100만 가입자를 모았고, 불과 5년 8개월 만인 지난 8월 10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케이블TV의 경우 보급 6년 시점에 가입자 수가 256만명, 위성TV는 이 기간 215만명에 불과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업체는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유선전화와 IPTV를 결합 판매해 케이블TV 업체보다 상품 경쟁력이 높다"며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가 디지털 케이블TV 뿐 아니라 IPTV로도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단통법 시행으로 유무선 결합 경쟁력 향상이 필요한 상황이고, 성장의 키는 IPTV가 쥐고 있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통법 통과 이후 단말기 교체 수요가 줄어 유무선 결합 경쟁이 강화되고 있다"며 "단순 예로 무선 약정은 2년, 유선 약정은 3년으로 한 번의 사이클이 돌아오는 것은 최소 6년으로 가족 여러 명이 결합상품에 묶여 있다면 해지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IPTV는 성장뿐 아니라 내년부터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여 이통사 수익성 호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분기 KT는 미디어·콘텐츠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때보다 12.8% 증가한 3961억원을 기록했고,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3분기 IPTV 사업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8%, 45.5% 늘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IPTV 사업 자체는 흑자사업이지만, 가입자 한 명당 손익분기점은 약 15개월 정도이므로 가입자 순증 규모가 증가하면 이익은 증가하되 15개월 이후부터 가속화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다만 IPTV 변수로 콘텐츠 비용의 증가를 꼽았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가입자당 콘텐츠 금액을 기존 280원에서 400원 이상으로 올리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상파 콘텐츠 가격 인상이 나타날 경우 종편과 케이블TV 채널의 가격 인상도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IPTV에서 주문형비디오(VOD) 이용률은 33.5%에 달해 디지털 케이블의 3배는 많다. VOD가 IPTV의 킬러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지상파는 국내 콘텐츠의 80% 담당하고 있어 경쟁력이 여전히 높다"며 "소비자 이탈을 방지하고 신규 소비자들의 잠재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자체 콘텐츠 발굴과 서비스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네트워크를 보유한 케이블TV나 IPTV 사업자들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들과 협력을 통해 OTT 서비스의 전송속도를 보장해주고 OTT 콘텐츠를 공유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