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타이완의 전임 총통이 정적이었던 현임 총통에게 '굴욕적인' 편지를 전달했다.
재임시 비리사건으로 복역 중인 타이완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이 마잉주(馬英九) 현 총통에게 "나는 죄인"이라 자처하면서 선처를 바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펑황넷이 18일 보도했다. 천수이볜이 자신의 과오를 뉘우친다는 표현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편지는 천수이볜의 장남 천즈쭝(陳致中)이 직접 마 총통에게 전달했고, 마 총통은 법무부에 편지를 넘겨 처리를 지시했다.
총통부는 이 편지 내용을 자세히 전하지는 않았지만, 그 일부가 천즈쭝에 의해 알려졌다. 천수이볜은 편지에 자신을 '동생(弟)'이라고 자처하며 "난 죄인이자 폐인이며 석방을 부탁할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또 천수이볜은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고 지지율도 급락해 어려움에 빠진 마 총통에게 "힘내라"고 격려했으며, 편지말미에 '동생 천수이볜 드림"이라고 썼다.
한편 천수이볜은 현재 대만의 야당인 민진당의 후보로 2000년 3월에 실시된 타이완 총통 선거에 출마해 국민당의 롄잔(連戰) 후보를 꺾었다. 2004년 총통선거에서도 재선했다. 2008년 총통자리를 국민당의 마잉주에게 넘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