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원자력협정·북한인권·한중일회담 '시간과의 싸움'

2014-12-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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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외교부가 최근 집중하는 3대 현안인 한미원자력협정, 유엔의 북한인권 논의,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결국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해 말 합의를 목표로 진행돼온 한미 원자력협정(일명 123협정)의 연내 타결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엔이 결의한 북한인권결의안은 안보리 상정을 위해 작업이 진행중이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분명하다.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은 내년 1월 개최로 목표가 수정됐다.

◇한미원자력협정, 사용후 핵연료 관리서 막혀

한·미 양국은 지난 3월로 만료되는 원자력 협정을 개정하기 위한 협상을 2010년부터 진행해왔으나 농축·재처리 허용문제 등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정 만료를 두달 앞둔 지난 1월 협정기간을 2016년 3월로 2년간 연장했다.

그러나 개정 협상은 올해 말까지 끝내야 한다는 것이 한미 양국의 공통된 판단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개정 협정안에 대한 의회 비준이 필요한 데 이를 위해 필요한 시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올 연말을 기점으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한미원자력협정, 유엔의 북한인권 논의,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등 3대 과제가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사진 좌측부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신조 일본총리, 박근혜 대통령. [사진=아주경제 DB]


우리 정부는 한미 원자력협력협정 개정협상과 관련해 협상의 3대 목표로 △사용후 핵연료 관리 △원전 연료의 안정적 공급△원전수출 증진 등을 설정하고 협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양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쟁점들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 산업에 종사하는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측은 우리의 사용후 핵연료 관리 부분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관계자는 "사용후 핵연료는 많이 만지면 만질수록 플루토늄 추출에 가까워진다"면서 "미국의 생각은 현재 한국의 기술력 정도라면 쉽게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을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안보리 상정은 '글쎄'

올해 유엔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강한 반발에도 북한의 인권 담당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넘기도록 권고하는 강력한 내용을 담은 총회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상황의 ICC 회부를 꾸준히 주장함에 따라 유엔 안보리도 이제 무시로 일관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안보리가 북한을 ICC에 회부하는 데 있어서 최대 걸림돌은 중국이다 .안보리는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반대할 경우 ICC에 회부할 수 없다.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지난달 23일 "인권 문제를 ICC에 회부하는 것은 한 국가의 인권상황 개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이에 대응한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호주를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속 10개 이사국이 지난 5일(현지시간) 안보리 의장에게 북한 인권상황을 의제로 상정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인권특사는 이날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북한인권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고 "이달 말께 유엔 안보리 차원의 논의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는 9개 이상의 이사국이 의제로 상정할 것을 요구하면 충분한 지지를 얻은 것으로 간주돼 안보리 의제로 올라간다고 킹 특사는 밝혔다. 결국 내년에 안보리 의제로 상정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연내 개최 사실상 어려워..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의 연내 개최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정부 내 대체적 전망이다.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의 연내 개최 불발의 이유는 앞으로 꾸려질 일본 아베 정부의 3기 내각과 이에 대한 중국의 신중모드 때문이다.

지난달 중의원을 해산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14일 치러진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으며 24일 3기 내각을 출범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외교부의 카운터 파트너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3기 내각에서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아베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중국 내에서는 우익 성향인 아베 총리의 폭주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상황이다.

일본이 2012년 9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국유화하면서 중일 관계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됐고 한중일 3국 협력에도 상당한 차질이 초래됐다.

나아가 같은 해 12월 출범한 아베 내각에서 과거사·영토 도발이 계속되면서 아직까지 한중일 3국 협력이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다.

중국 정부도 중일 관계 및 한중일 3국 협력 문제와 관련, 향후 아베 내각의 실제 행동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새로 구성될 아베 내각의 향후 대외 행보에 따라서 내년에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의 개최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소식통은 17일 "협상이란 것이 결국 상대국 카운터 파트너를 설득하고 우리 의견을 동조하게 만드는 작업인데 시간이 많이 필요한 작업들"이라며 "우리 정부도 조급한 마음없이 긴 호흡으로 중·일 양측과 협의를 통해 이 문제들을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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