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회만을 남긴 ‘미생’(극본 정윤정·연출 김원석·원작 윤태호)도 그러한데 팬들은 ‘월화수목미생일’ 생활 중이다. ‘미생’은 금토드라마다. 주 5일이 보편화된 만큼 주말을 금요일부터로 봐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에서 출발한 방송일이다. 문제는 오후 8시 30분 방송으로, ‘미생폐인’들에게 있어 이른바 ‘불금’과 ‘불토’를 즐길 수 없게 만들었다. 진정한 팬이라면 본방사수가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팬들이 ‘미생’의 종영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다. 팬들은 “이제 ‘미생’ 끝나면 뭘 보나” “주말은 ‘미생’과 함께 했는데 앞으로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미생’ 마무리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미생’의 매력은 무엇일까? 바둑에만 몰두했던 계약직 인턴 장그래(임시완)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이고, 학력을 떠나 한 인간으로서 그의 능력을 인정하고, 함께 하고 싶어하는 오상식(이성민) 차장과 김동식(김대명) 대리, 천관웅(박해준) 과장은 미생에서 완생으로 나아가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동료이자 선배였다. 대리 만족을 위해 드라마를 보는 것과 달리 시청자들은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 현실을 위로 받기 위해 ‘미생’을 본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