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리커창(李克强)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어 상하이자유무역구의 성과를 점검하고 보다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추진하기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현재 신개발구나 산업단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톈진, 광둥, 푸젠 등 특정 구역에도 자유무역단지를 조성해 상하이자유무역구에서 시행된 내용을 위주로 지역 특성에 맞는 개혁 실험에 나서도록 하기로 했다.
또한 상하이자유무역구의 개혁·개방 실험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기업들의 투자 금지·억제 항목을 제시한 '네거티브 리스트'를 좀 더 축소하고 서비스업과 선진 제조업 등에 대한 개방을 확대하기로 했다.
국무원은 아울러 새로운 자유무역구 설립을 위해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의에 구체적인 방안을 제출해 관련제도의 정비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밖에 상하이자유무역구의 새로운 제도 실험도 지난해 9월 자유무역구 출범 당시 지정한 28.78㎢ 면적 이외 1430㎢ 면적의 푸둥(浦東新)신구 구역으로 한층 넓혀나가기로 했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5일 제19차 집체학습에서 "주도적 대외개방을 통해 중국의 경제 발전과 국제 경쟁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면서 "자유무역구 전략 실현의 속도를 높임으로써 개방형 경제의 새로운 체제 건설을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9~11일 열린 중국 최고위급 경제회의인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도 자유무역구 설립 계획이 집중 논의되는 등 중국은 그동안 자유무역구 설립을 준비해왔다.
△톈진·광둥·푸젠 자유무역구
톈진자유무역구는 둥장(東疆)보세항구, 톈진항보세구, 빈하이(濱海)신구 중심상무구로 구성되며 총 면적이 64.5㎢에 달한다.
톈진 자유무역구는 상하이자유무역구의 개혁 개방 실험에서 한층 강화하는 차원에서 기업들의 투자 금지·억제 항목을 제시한 '네거티브 리스트'를 좀 더 축소하고 금융 리스 업무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특히 최근 중국이 추진하는 베이징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개발계획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성) 광역권 발전계획과 맞물려 첨단제조업, 금융물류 허브로 거듭나는 한편 중국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실크로드 경제벨트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광둥성 자유무역구는 광저우(廣州) 난사(南沙)신구와 선전(深圳) 첸하이(前海)신구, 주하이(珠海) 헝친(橫琴)신구와 광저우 바이윈(白雲) 공항 종합보세구를 묶어 웨강아오(粤港澳 광둥·홍콩·마카오 약자) 자유무역구라 불린다. 총 면적은 931.385㎢로 이중 2020년까지 개발 가능면적은 295.385㎢에 달한다. 현재 상하이 자유무역구 전체 면적인 28.78㎢를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서울시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중국 초대형 자유무역구다.
홍콩, 마카오와 마주보고 있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웨강아오 자유무역구는 홍콩 마카오에 대한 서비스업 개방을 확대한 현대금융서비스 혁신구로 구축하는 한편 새로운 국제무역시스템 도입, 글로벌 기업 환경 조성,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와 세관특수감독관리구역의 업그레이드 등이 실시될 전망이다.
푸젠성 자유무역구는 샤먼(廈門), 핑탄 (平潭), 푸저우(福州)신구, 취안저우(泉州) 등 4개 지역을 한데 묶은 것으로 총 면적은 550㎢에 달한다. 대만과 마주보고 있다 하여 하이샤시안(海峽西岸 대만해협 서쪽지역) 자유무역구로도 불린다.
중국과 대만은 지난 2010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체결한데 이어 후속조치로 서비스무역협정, 제품무역협정 체결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푸젠성 자유무역구 설립은 양안간 무역 자유화와 경제 통합의 시험장이 될 전망이다.
△자유무역구 테마주는?
그 동안 증시에서는 지난 광둥·톈진·푸젠성에 제2 자유무역구가 설립될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다. 이에 따라 관련 테마주도 연일 상승세를 보여왔다.
특히 중국 당국이 지난 10월 상하이 자유무역구 창설 1주년을 기념해 향후 자유무역구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부터 주가는 고공행진했다.
톈진항(600717 SH)의 경우 9월30일 마감가 기준 10.8위안에서 12월 11일 21.62위안으로 주가가 두 배로 뛴 것을 비롯해 샤먼항무(000905 SZ)가 같은기간 11.93위안에서 20.16위안으로 70% 뛰었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는 현재 자유무역구 관련 테마주가 이미 고평가된 사태로 리스크가 기회보다 크다며 잠지 조정기를 거친 후 매입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실제로 12일 중국 당국의 자유무역구 설립계획 발표 후 대다수 자유무역구 관련 종목에서 자금이탈 현상이 나타나며 톈진항, 샤먼항무, 바이윈공항 등 주가가 3~4%씩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