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진전은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전홍길)가 지난 10월부터 두 달 동안 주민 공모를 통해 수집한 2백여 점 중 30여 점의 우수작을 뽑아 전시한 것이다.
전시작들은 60·70년대 달맞이 전경을 비롯해 2009년 AID 아파트의 모습 등 각각 출품자들의 사연을 담고 있다.
출품자인 김종탁 씨는 이 외에도 1960~70년대의 청사포 생활상을 담은 사진을 여러 장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출품자는 "젊은 시절 새마을부녀회장으로서 마을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던 시절이 떠오른다"며 "동네 사람들과 함께 보면서 우리 마을을 사랑하는 마음을 한번쯤 되새겨 보았으면 하는 생각으로 서랍 속의 사진을 꺼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우수작인 최돈규 씨의 ‘달맞이 성당길’에는 1985년의 성당길 전경이 오롯이 드러난다. 도로 양옆에 빌라들이 빼곡히 들어선 현재 모습과는 사뭇 다른 데 성당길에는 그 시절 돌담이 지금까지 일부 남아 있다.
장려에 선정된 정보람 씨의 ‘AID 마지막 봄’. 상춘객들을 손짓하는 달맞이 벚꽃길의 명성만큼이나 AID 아파트단지 벚꽃도 아름답기로 유명했다. 정보람 씨는 2009년 재건축으로 이주하기 직전 마지막 봄을 카메라에 담아 장려에 선정됐다.
이길복 (장려)씨의 ‘청사포 여학생의 수학여행’은 청사포에 거주하던 여학생의 수학여행 기념사진으로, 여행의 설렘을 가득 싣고 달렸을 버스의 자태도 인상적이다.
장묘자 (장려)씨의 ‘해운대 1962’는 1962년 해운대 바닷가로 놀러 온 여고생들의 발랄한 모습을 담고 있다. 일흔 나이를 바라보는 출품자는 "세월은 화살처럼 쏜살같지만, 해운대해수욕장은 여고생 시절 찾았던 모습 그대로"라며 "아름답고 깨끗하게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용기를 냈다"라고 말했다.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광, 문탠로드를 따라 걷는 산책로, 소담스런 청사포 앞바다를 품은 해운대구 중2동. 작은 어촌에서 출발한 중2동은 40여 년 전 대대적인 개발을 시작으로 발전을 거듭해 국내외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관광명소로 변모했다.
이번 전시회는 달맞이언덕과 청사포의 어제와 오늘을 비교해보면서 아련한 추억에 젖기도 하고 지역의 정체성을 고민해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