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제일모직 상장주관을 맡은 대우증권은 마감시간인 이날 오후 4시까지 이틀에 걸쳐 총 30조649억원이 청약증거금으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기존 역대 최대액은 2010년 삼성생명에서 기록한 19조2216억원으로 이보다 60% 가까이 많은 돈이 몰린 것이다. 청약경쟁률도 194.9대 1로 집계돼 앞서 상장한 삼성SDS(134.2대 1)를 제쳤다.
증거금 대비 받을 수 있는 주식 수는 6개 주관ㆍ인수사별로 모두 다르다. 대우증권을 기준으로 잡으면 최고 한도인 21만주(증거금 55억6500만원)를 청약했을 경우 1217주가 배정된다.
예를 들어 신한금융투자에서 1억원어치를 청약했단면 6주를 받지만, KB투자증권을 이용했다면 같은 돈을 내고도 배정주식 수가 11주로 늘어난다.
이번 청약 열풍에는 공모가가 5만3000원으로 삼성SDS(19만원)보다 훨씬 싸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제일모직이 삼성전자 지분을 약 8% 보유한 삼성생명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실질적인 지주사라는 점도 매력으로 부각됐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가 가진 지분이 40% 이상이라는 점도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보유 주식을 비롯한 기존 자산을 팔아치우거나 돈을 빌려 청약에 나선 투자자도 적지 않았다.
강관우 올라FN 대표는 "코스피가 이날까지 나흘 연속 하락한 것도 제일모직으로 유동성을 뺏긴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청약을 맡았던 한 증권사 영업사원은 "영업점이나 은행 지점에서 대출을 받거나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 청약에 나서는 투자자도 제법 있었다"고 전했다.
제일모직은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증권업계에서 내놓고 있는 목표주가는 10만원 안팎이다. 제일모직은 공모가로 잡은 시가총액이 7조2000억원으로 코스피 35위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주가가 10만원까지 뛴다면 시총 13조5000억원으로 삼성화재에 이어 14위에 오를 수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에 대해 "지주사 역할이나 주요 사업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상장 이후 순조로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도 상장 초기가 좋은 매수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