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홍성환 기자 = 한국은행은 11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수준인 연 2.0%로 동결했다. 저물가 및 저성장 장기화가 우려될 만큼 경기 회복세가 부진하지만 앞서 8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단행한 인하 효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미 기준금리는 연 2.0%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수준이자 역대 최저치다. 통상 기준금리 변동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6∼12개월의 시차가 있다.
하지만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잇따른 경기 부양책에도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데다 저물가 흐름이 지속되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날 발표한 '2015년 경제 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국은행(3.9%)보다 0.4%포인트 낮은 3.5%로 제시했다. KDI의 비관적 전망은 무엇보다 부진한 민간소비 때문이다. KDI는 내년 민간소비 전망치를 3.2%에서 2.3%로 1%포인트 가까이 낮추면서 당분간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내년 1분기 중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종훈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지속적인 확장정책 방향과 더불어 한은이 내년 1분기에 0.25%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은 기준금리가 내년 1월에 1.75%로, 4월에는 1.50%로 두차례에 걸쳐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반면 기준금리가 1%대까지 진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않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저성장·저물가 기조에서 벗어나려면 통화정책에 의존하기보다는 경제 구조개혁이 중요하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는 선을 그었다.
이를 두고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차례 금리인하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게 부각되고 있는 만큼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추가 금리인하에는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만한 명분이 약하다"고 분석했다.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거시분석실장도 "내년에도 경기에 대한 우려와 저물가, 해외 리스크 요인은 지금의 상황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통화정책을 특별하게 인상이나 인하해야만 하는 새로운 요인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