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해외 개인투자자를 중국 A주 시장으로 실어주는 '후강퉁 열차' 개통 4주차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시장을 '관망'하며 투자시기를 점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홍콩 증시 교차거래 제도인 후강퉁이 시작된 지난달 17일을 제외하고 홍콩에서 상하이로의 투자인 '북상(北上)거래, 후구퉁'과 상하이에서 홍콩 증시로의 투자인 '남하(南下)거래, 강구퉁' 모두 거래량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고 21세기경제보도가 11일 보도했다.
장샤오링(張霄嶺) 화샤(華夏)기금 부총재는 "최근 후강퉁 거래가 빨리 치고 빠지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고 거액의 자금을 쥐고 있는 다수의 해외투자회사가 장기투자를 위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현 거래상황을 분석했다.
주하이빈(朱海斌)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잠재투자자의 '돈'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결제 및 기술적 문제 해결 과정이 아직 필요하다"면서 조정기는 필연적임을 지적했다.
하지만 시장 기대이하의 거래량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 A주 급등세에 후강퉁이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4월 후강퉁 실시 선언 후 상승장을 타기 시작한 상하이종합지수가 순식간에 2500, 2600선을 돌파 지난 8일에는 3년8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했다. 앞서 5일에는 상하이·선전 두 거래소 총 거래량이 1조 위안을 돌파하며 중국 증시 '1조 위안' 시대 도래를 예고하기도 했다. 9일 경기지표 악화와 조정장 도래로 급락하며 롤러코스터 장을 연출하기는 했지만 10일 다시 2.96% 반등, 2940.88포인트로 장을 마감한 상태다.
교통은행 국제연구부 대표이자 수석정책사인 훙하오(洪灝)는 "많은 사람들이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 호재가 됐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효과는 미미하다"면서 "최근 중국 A주 강세장의 주역은 오히려 후강퉁"이라고 분석했다.
궈자창(郭家强) 골드만삭스 아시아 투자포트폴리오 담당자도 "후강퉁 실시 후 시장은 거래한도 소진 비율만 주목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거래한도에 도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17거래일 동안 후구퉁 순매입 규모가 90억 달러(약 9조9000억원)에 육박한다"며 "올 들어 지금까지 인도 증시의 외자 순유입량이 160억 달러인 것과 비교해 상당한 액수"라고 후강퉁 성적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후강퉁 열차 개통과 함께 중국 증시의 MSCI 신흥시장 편입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향후 중국 A주 '불마켓' 지속을 기대하게 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도이치 방크 관계자는 "내년 MSCI가 중국 A주를 신흥지수에 편입할 가능성이 크며 그 조건으로 △후강퉁의 원만한 실시 △선강퉁(선전·홍콩 증시연동) 개시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 확대 등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치 방크 추산에 따르면 MSCI가 중국 A주 5% 증시만 신흥지수에 편입해도 8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며 전체가 편입될 경우 1400억 달러는 유치는 문제 없을 전망이다. MSCI지수는 미국 모건스탠리증권 산하 캐피털인터내셔널사에서 발표하는 지표로 이를 투자기준으로 따르는 펀드규모만 전 세계적으로 약 3조5000억 달러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