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비정규직 대책'을 골자로 한 주요 고용정책에 나서면서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해관계가 복잡한 현행 고용정책에 기재부와 고용부의 입장이 엇갈리는 데다가, 노동계에서는 고용부의 '역할부재론'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질타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책이 기획재정부를 통해 추진되면서 각 부처간 불협화음이 심화 되고 있다. 정부부처의 맏형 겪인 기재부가 주요 정책을 각 부처의 사전 협의 없이 좌지우지하면서 발생하는 파열음이다.
이처럼 기재부가 부처 고유의 업무와 정책을 컨트롤하면서 주요 정책들에 혼선을 빚는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해당 부처 내부적으로도 기재부의 여론 몰이에 휩쓸려 가는 동시에, 타 부처와의 신경전도 거세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주무부처인 산업부와 국토부, 환경부는 1년이 넘는 기간동안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논쟁을 펼쳤다. 하지만 기재부가 산하 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산업부 산하 산업연구원의 온실가스 감축 연구결과를 토대로 시행 연장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역시 내년부터 시행하되, 모든 업종의 감축률을 10% 완화해주는 조건을 달면서 재계를 대변하는 산업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정부 안팎에서는 기재부가 부처별 밥그릇 싸움을 조장하고 나서고 있는 꼴이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가 노동개혁을 위해 꺼내든 비정규직 고용대책 카드에서도 주무부처의 입장은 반영되지 않았다. 기재부는 지난달 기업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정규직 해고 요건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정부안이 확정된 것 처럼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정규직 과보호' 발언과 '기간제 중규직' 도입에 대한 여론이 들끓으면서 고용부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고용부는 기재부의 이 같은 발언에 '사실 무근' 이라며 해명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수립한 고용정책에 대해 기재부가 발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당황스런 입장을 표명했다.
이처럼 주관 부처에서 수립한 정책들이 기재부로 인해 무용지물 되거나 보류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정책 추진에 탄력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민간 전문가는 "올 들어 주요 정책들이 기재부에서 정책내용을 흘리면 소관 부처에서는 해명자료를 내놓았지만 결국 기재부의 방안이 관철되곤 했다"면서 "사실상 기재부가 각 부처의 고유사업을 본인 정책인양 수립하고 발표하면서 부처간 칸막이만 조장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