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여주에 복합문화공간 연 이도 이윤신 회장

2014-12-0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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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자기 이도 그릇 세계인의 식탁에 올라가는게 목표" ..내년 뉴욕 진출

["처음부터 그릇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는 이도 이윤신회장은 "그릇은 음식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라며 기능미를 강조했다. 소박한 '한국의 멋'이 스민 '작품같은 그릇'은 국내 식탁 문화의 교양'을 끌어올리며 세계인의 식탁까지 공략하고 있다./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생활자기 수공예 도자브랜드 ‘이도(yido)’가 도자산업의 메카인 경기 여주에 지난 10월말 복합문화공간을 오픈, 본격적인 문화기업으로서 도전장을 던졌다.

한옥의 전통문화가 흐르는 서울 가회동 본점 이도 아르쎄, 서울의 중심 강남 한복판에 문을 연 이도 포터리(yido pottery)에 이은 세번째 '이도 공간'이다.

"도자공장, 여주 이도 세라믹 스튜디오는 생활 속에 예술이 숨쉬는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합니다"

여주 스튜디오에서 만난 이도 이윤신 회장(56)은 "수공예 산업의 고용 창출로 인한 창조경제와 공예디자인 문화강국으로의 도약을 견인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여주 세라믹스튜디오를 통해 물량 공급 해소는 물론 여주 지역 문화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게 됐지요. 특히 도자의 모든 것들이 갖춰져 있어 이도 그릇의 세계화 추진이 본격화될 것입니다."

 경기도 여주시 북내면 가정리에 둥지를 튼 여주 이도 세라믹스튜디오는 1만1634㎡(3500평)규모를 자랑한다. 원래 이도 공방이 있었던 자리로 초심을 고집하는 이 회장의 의지가 컸다.

 한적한 시골공방에 자리한 스튜디오는 붉은 벽돌로 지은 외관은 전통과 모던함이 돋보인다. 도자 창작과 전시, 체험, 쇼핑,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가 어우러진 신개념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몄다.

 도자 공예와 타 공예의 콜라보레이션을 경험하는 이색 공간 '이도 핸즈', 모든 메뉴를 수공예 그릇에 담아 제공하는 브런치 카페 '카페드세라'도 같은 층에 마련돼 쇼핑과 휴식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창작 공간인 ‘와이-팩토리(Y-Factory)’, 탁트인 자연과 함께 문화 예술 공연을 감상하는 ‘와이-스퀘어(Y-Square)’, 이도의 공예가를 위한 숙소·휴식 공간을 갖춘 ‘와이-하우스(Y-House)’ 를 갖췄다.
 
 1층에는 이도 그릇만을 판매하는 '이도 포터리'가 문을 열었다. '노세일 브랜드'로 유명하지만 이곳에서는 유통 마진을 줄여 시중가보다 평균 20% 인하된 가격에 제품을 살 수 있다. 2층에는 이도의 아카이브를 알 수 있는 ‘이윤신관’이 들어섰다. 이도이윤신회장의 '머릿속 같은 홀'이다. 이도의 출발과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창의적 발상과 절제된 구성으로 이도의 가치관을 볼수 있다. 이도의 그릇과 이윤신회장의 물레, 스케치도구들이 박물관처럼 전시되어 있다.

이 회장은 "여주 이도세라믹스튜디오는 교육과 체험으로 대중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열린 소통공간, 문화공간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도자기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교육도 하고, 일반인에게 도자기도 가르치고 흙을 만질 수 있는 공간입니다. 또 작가들을 초대해 전시도 여는 전시장이기도 하고 카페에서는 직접 만든 그릇을 사용해 보는 체험장도 됩니다”
 
 이도 그릇은 2~3년새 인기폭발세다.  지극히 단순하지만, 소박한 '한국의 멋'이 스민 작품같은 그릇, 질박한 아름다움이 무기다. 흙을 빚어 손으로 만들어내는 수공예의 시스템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지나치지 않은 장식과 맑지만 가볍지 않은 색상, 딱 맞아 떨어지는게 없는 수수함이 빛을 낸다. 덕분에 주문을 감당할수 없는 상태가 됐다. 대량 생산으로 상징되는 '도자기 공장', '여주 스튜디오'를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도자기 공장'이라고 해서 일반 도자기 회사처럼 찍어내는 건 아니다. 도자기 초벌 작업만큼은 도공의 손으로 직접 물레를 돌려 만들게끔 했다. 공장시스템을 갖췄지만 그래서 제품 출하량이 제한적이다.

 "세상이 변해도 손으로 만듭니다. 감당할수 없는 수요지만 기계화되는 건 있을수 없는 일이다"는 이 회장은 "이도가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사람의 온기'"라고 강조했다. "손으로 만들다 보니 모양도, 크기도 조금씩 달라 반품도 많이 들어온다"면서도 "수작업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작가주의를 고집하는 성공한 도예가지만 이 회장은 작품과 제품을 철저히 구분한다. 대부분 도예가들이 자신이 만든 도자기를 '작품'이라고 말하는 것과는 달리 자신의 그릇은 '제품'이라며 기능성을 강조한다. 이 회장은 박여숙화랑, 서미갤러리등 유명 전시장에서 개인전을 열 정도로 미술시장에서 인정받은 작가다. 특히 '강남 사모님'들 사이에서 삼성그룹 홍라희 여사가 자식들의 혼사때 준 '그릇 작가'로 알려져 있다.

 단순한 '그릇 장사'가 아닌 '이도=복합문화공간'을 강조하는 이 회장은 '그릇 문화 전도사'라는 자부심이 있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릇도 문화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불과 4년전 가회동에 문을 연 '이도 본점'은 외국인들의 관광필수 코스지가 됐다. 2011년 미국 PBS 공영방송의 18부작 한식 다큐멘터리 '김치연대기'(Kimchi Chronicle)에서 유명세를 타면서다. 촬영 당시 방송은 '이도의 그릇을 한국 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그릇'이라고 표현했다. 이렇게 '김치 연대기'의 그릇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해외에서도 '이도 그릇'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선 우리 그릇에 아름답게 담는 방법도 고민해야 합니다. 생활도자는 음식을 담아서 식탁에 놓았을 때 비로소 제값을 하죠." 

 이 회장은 "그릇은 음식을 얼마나 먹음직스럽게, 식욕이 당기게 보이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그릇은 음식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이도의 철학"이라고 했다.  "도자는 스테인리스와 플라스틱으로 된 그릇에서는 나오지 않는 품격과 여유가 있어요. 도예계에서는 나를 그릇 만들어 파는 사람쯤으로 인식하지만, 사실 '도예 미'의 극치는 그릇입니다. 크리스티 경매에서 수백만달러에 거래되는 달항아리는 곡식 저장용기였고 고려시대 청자는 술병이었죠. 우리 선조들은 자연스럽게 도자기를 썼잖아요. 심지어 개밥그릇도 도자기였잖아요.(웃음)"
 
 '손이 빚은 따뜻한 생명력'으로 영국 프랑스 벨기에등 해외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이도는 "내년에는 첫 해외진출을 한다"며 "미국 뉴욕 맨해튼 소호에 법인 설립을 한다"고 밝혔다.

  3명에서 시작해 120여명의 직원을 둔 사업가가 됐지만 이 회장은 그냥 '그릇 만드는 작가'로 불리는게 좋다고 했다. “사업을 하려고 해서한게 아니고 자연스럽게 사장이 됐어요.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이 그릇 디자인일뿐이에요. 저는 그릇을 만들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기운이 없어서 그릇을 못 만들면 손으로 그려서라도 죽는 날까지 만들 겁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인의 식탁에 이도 그릇이 올라가는 것 이도의 목표이니까요."
 
■이윤신회장= 1980년대 후반, 일본 유학시절때 받은 충격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라면집에서도, 선술집에서도 도자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더라고요. 또 도예작가라고 하면 경외감을 가질 정도로 존경해주는 일본문화에 깜짝 놀랐어요." 
 당시 우리나라는 급속한 산업화의 발달로 스텐인레스와 플라스틱 식기가 식탁과 음식문화를 점령하던 때였다. 일본의 자기사랑과 도예문화에 감동을 받아 "공예문화를 한국에 알리겠다"는 마음을 먹고 일본에서 큐레이터 자격증까지 취득, 귀국후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사람들은 왜 도자기를 바라만 보고 쓰지는 않는 것일까" 이 생각은 도예가에서 사업가로 올려놓았다. 1990년 안양에 직원 3명과 함께 공방을 열고 '아락아트스페이스'라는 상호로 생활자기를 만들어 도자기를 판매했다. '작품같은 그릇'으로 입소문이 나 2004년 서울 종로구 인사동 쌈지길에 ‘이도’를 오픈한 데 이어 2006년 소격동에서 ‘이윤신의 그릇 - 이도’로 상호를 변경해 개설하는 등 사업을 확장했다. 2011년 종로구 가회동에 '이도' 본점을 신축, '이도 브랜드'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탄생시켰다. 홍익대 도예과와 일본 쿄토시립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2013년부터 부친의 사업인 원신월드의 W몰을 이어받아 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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