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ERA 7.33이 34억원… 이해하기 힘든 FA시장

2014-12-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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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제공]


아주경제 김주은 기자 = 2년간 127.2이닝이나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7.33을 기록했다.

아무런 배경 없이 이 기록을 바라보게 되면 첫 번째로 놀라운 것은 7.33이나 기록할 정도로 좋지 못한 투수인데 어떻게 127.2이닝이 던질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두 번째로 놀라운 건 이 주인공이 내년이면 31세 시즌을 시작하는 송은범(30)이라는 점이고 그가 무려 2년간 이런 성적을 거뒀음에도 4년간 34억원에 한화와 FA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 모두를 충격케 한다. 그만큼 FA시장은 비정상적이다.
2일 오후 한화 측은 송은범과 4년 34억원의 계약을 체결했음을 밝혔다. 연 평균 8억5,000만원의 계약으로 이정도면 선수 입장에서는 충분히 만족할만하다. 아니 만족해야 한다. 그 이유는 그가 지난 2년간 리그 최악의 투수 중 한명이었기 때문이다.

송은범이 2013시즌 49이닝 평균자책점 7.35, 올 시즌 78.2이닝 평균자책점 7.32를 기록하며 2년 연속 평균자책점 7점대라는 달갑지 않은 기록을 세웠다. 물론 올 시즌은 비정상적인 타고투저 시즌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2년 연속 7점대는 냉정히 말해서 ‘프로’의 레벨이 아니다. 타자에게 타율 2할이 프로로서 자존심과 같은 기록이라면 투수에게는 후하게 줘도 6점대 정도가 프로로서 자존심이 지켜지는 기록일터. 그러나 송은범은 그마저 충족하지 못했다.

물론 속사정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프로는 결국 실력으로 말해야 하고 송은범은 2년간 전혀 그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송은범은 원소속팀 KIA측과 협상하며 굽히고 들어가기보다 고개를 빳빳이 세웠고 결국 KIA는 많은 금액을 요구하는 송은범을 잡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SK시절 스승이 있는 한화로 송은범은 무려 연간 8억5,000만원을 받고 이적했다.

2년간 7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어도 34억원을 거머쥘 수도 있다는 아주 안타까운 사례다. 물론 송은범은 과거에 보여준 것이 있는 투수이며 FA는 과거의 가치가 아닌 미래를 보는 계약임을 감안하면 김성근 감독의 지도아래 부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사실상 프로의 레벨이 아닌 기록을 가지고도 선수가 당당히 고개를 들고 협상에 임했고 결국 연간 8억5,000만원에 달하는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한국 야구의 수준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된 것 같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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