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제통화시장에서 위안화에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중국 수출 결제수단의 위안화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정부와 수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중국 무역거래시 위안화 결제 비중은 수출 0.4%, 수입 0.1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1월 현재 수출 결제 비중은 1.2%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중국 대외무역 거래시 위안화 결제 비중이 2012년 1월 5.5%에서 올해 8월 기준 18.0%로 3배 이상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한국 수출기업의 위안화 결제 비중은 상당히 초라한 수치다.
직접투자에 있어서도 지난 2011년 중국정부가 위안화 결제를 허용한 이후 전체 직접투자 규모 중 위안화 직접투자 비중은 2011년 9.1%에서 2012년 22.1%, 2013년 38.5%로 급상승 중이다.
지난 17일 중국-홍콩의 교차증시 후강퉁은 위안화 결제를 모토로 하고 있다. 위안화가 국제통화시장에서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 증시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 9월 중순 이후 국내 시장에서 2조원 이상 순매도한 외국인이 후강퉁과 중국 금리인하로 일시적으로 자금 유입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이 지금까지 금리를 내린 직후 일주일간 국내 자본재 업종 수익률이 코스피를 웃돌았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후강퉁 개장 후 대표적인 중국 경기 민감주인 화학·정유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가 들썩였다. LG화학·롯데케미칼·SK이노베이션·한화케미칼·금호석유 등이 나란히 장중 4%대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처럼 중국 수출과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위안화를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창구가 없다. 이렇다보니 중국 결제의 95%가 달러화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가 원·위안화 직거래 장터 개설 등 적극적인 위안화 친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중국 수출과 투자 확대를 모색하기 위한 복안이다. 궁극적으로는 현재 저조한 위안화 결제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위안화로 수출대금을 결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한 단기수출보험의 한도를 현재보다 5∼20% 가량 우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단기수출보험은 수출대금의 결제 기간이 2년 이내인 수출계약을 체결한 뒤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수출이 불가능하거나 수출대금을 받지 못할 경우 손실을 보상해주는 상품이다.
이와 함께 다음달 중 전자중개시스템 구축과 시장조성자 지정 등을 거쳐 원·위안화 은행간 직거래시장을 개설할 방침이다.
시장조성자는 장중 매입·매도 가격을 제시해 가격 형성을 주도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정부는 다음달 초에 10여개 은행을 시장조성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채권, 파생상품, 예금 등 위안화 표시 금융자산 규모를 홍콩, 대만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중국 무역액의 1.2% 수준인 위안화 무역결제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20% 이상으로 늘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