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날이 춥고 해가 짧아 야외활동에 제약을 받지만 그만큼 밤이 길어 여름에 느끼지 못했던 ‘밤의 멋’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계절이다. 차분한 공기 속에 밤 하늘을 수놓는 눈부신 불빛들은 겨울에만 누릴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하다.
겨울은 해외 여행의 또 다른 성수기다. 겨울은 추운 날씨 때문에 여행에 제약이 많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겨울만이 지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경이 돋보이는 파리와 런던을 비롯한 많은 관광 도시들이 매년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 해 동안 제대로 된 휴가를 즐기지 못했다면 방학, 크리스마스, 신정 등 연휴가 많은 12월을 틈타 겨울 해외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창 밖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유람선 투어부터 반짝반짝 빛나는 나이트 라이프의 중심지까지... 겨울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눈부신 밤을 소개한다.
◆로맨틱한 감성의 밤 거리 - 프랑스 파리 ‘세느강 유람선·몽파르나스 타워’
파리는 1년에 관광객 3200만명이 찾는 대표적인 문화와 예술의 도시다.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등 주요 명소에서 유럽의 문화를 느끼고 화려한 거리를 거닐며 골목에서 숨은 맛집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해가 떨어진 저녁에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세느강 유람선(바또 파리지앵, 바또 무슈)과 몽파르나스 타워에서 파리의 야경을 만끽해보자.
빽빽한 고층 빌딩에서 벗어나 고풍스러운 옛 건축물을 맞이하며 파리의 밤이 가진 독특하고 운치 있는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다.
아름다운 에펠탑, 개선문을 비롯한 파리 시내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은 덤이다.
동계 시즌 기준으로 바또 파리지앵과 몽파르나스 타워는 22시, 바또 무슈는 21시 20분까지 운영되며 소쿠리패스(www.socuripass.co.kr)에서 미리 입장권을 구매하면 길게 줄을 서지 않고 입장이 가능해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화려한 성(城) – 일본 오사카성 ‘일루미네이션’
일본 오사카는 볼거리와 먹을 거리가 풍부한 일본 최대의 상업도시다. 다코야키, 오코노미야키, 꼬치구이 등 다양한 음식들과 쇼핑, 온천 등 즐길 거리가 가득한 오사카에서 여행객들이 필수코스로 방문하는 곳이 바로 오사카성이다.
휴식 공간과 산책 코스가 있어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도 자주 찾는 오사카성은 구마모토성, 나고야성과 함께 일본 3대 성으로 불린다.
천수각, 혼마루, 니시노마루 정원 등 고즈넉한 주변 풍경을 찬찬히 돌아보며 오사카성의 밤을 기다리면 낮과는 전혀 다른 눈부신 광경을 만날 수 있다.
매년 12월경부터 이듬해 3월까지 펼쳐지는 ‘오사카성 3D 맵핑 슈퍼 일루미네이션’ 행사는 오사카성 천수각을 스크린으로 사용하여 최신 입체 영상 기술을 구현한다.
일본의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오사카성을 무대로 3D 맵핑 영상이 투영돼 형형색색의 빛과 활활 타는 불길에 휩싸인 장면, 아름다운 나비가 날아다니고 황금빛으로 빛나는 장면 등이 어지럽게 바뀌며 다채로운 빛의 이벤트가 펼쳐진다.
소쿠리패스(www.socuripass.co.kr)에서 ‘오사카성 일루미네이션 티켓’을 미리 구매할 수 있다.
◆눈으로 뒤덮인 겨울 모험 원한다면 - 스위스 슈베그알프 ‘랜턴 트레일’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이색 여행을 원한다면 흰 눈으로 뒤덮인 스위스로 떠나보자. 스키, 보드, 터보건 등 각종 겨울 레포츠가 활성화돼 있는 스위스는 이 외에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겨울 체험을 선사한다.
동절기인 11월부터 3월까지 매주 목~토요일 저녁, 슈베그알프(Schwagalp) 위쪽의 눈으로 덮인 숲에서는 수 백 개의 랜턴으로 붉을 밝힌 2Km의 원형 패스가 통과한다.
알프스 계곡의 밤 하늘과 반짝이는 랜턴이 어우러지는 마술 같은 분위기에서 대자연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슈베그알프 산악 호텔을 출발해 숲을 통과해 돌아오는 경로로 신비로운 분위기와 모험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따뜻한 실내에서 아름다운 밤하늘을 본다- 핀란드 칵슬라우타넨 호텔 ‘오로라 천장’
추위를 많이 타거나 체력이 약해 겨울 여행이 힘들다면 따뜻한 침대에 누워 북유럽의 밤하늘을 음미하는 방법도 있다.
핀란드 우르호 케코넨 국립공원 근처의 광야에 위치한 '칵슬라우타넨(Kakslauttanen)' 호텔은 유리로 지어진 이글루가 있어 뻥 뚫린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특수 처리된 단열 유리가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각종 편의 시설이 구비돼 있는 것은 물론 극지방에서만 나타나는 오로라를 마음껏 감상하는 낭만을 누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철 오로라를 보려는 사람들은 물론 매일 밤 쏟아지는 수천 개의 별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곳은 특히 특별한 신혼여행을 기대하는 커플들에게 인기가 높다.
◆럭셔리하고 화려한 런던의 밤 – 영국 런던 ‘템즈강 여행’
유럽 여행의 꽃이라 불릴 만큼 볼거리가 즐비한 영국 런던은 그 여행법도 다양하다.
영국의 문화를 접하고 싶은 여행자는 비틀즈가 걸었던 애비로드와 영화 ‘노팅힐’의 촬영지인 포토벨로 마켓을, 쇼핑을 좋아하는 여성들은 고급 명품 쇼핑센터 해러즈 백화점을, 역사 탐방을 좋아하는 여행자는 영국 박물관 등을 방문한다.
그리고 해가 어둑해질 저녁 즈음, 런던 여행객들이 필수 코스로 찾는 곳이 있다. 바로 템즈강이다.
해질 무렵의 템즈강 주변을 따라 걷다 보면 국회의사당, 런던아이, 세인트 폴 대성당 등 런던을 상징하는 관광지를 한 눈에 돌아보며 차분한 낮과는 대조적인 호화로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템즈강 여행의 마무리로는 타워 브릿지 남쪽에 있는 ‘더 샤드(The Shard)’가 제격이다.
2012년에 완공된 초고층 건물 더 샤드는 87층에 310m의 높이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다.
식당, 상점, 사무실 등이 내점한 이 빌딩의 맨 위층은 전망대로 차원이 다른 런던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런던 시내의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절로 감탄을 자아내며 그 모습이 말 그대로 ‘절경’이라 관광객은 물론 런던 시민들도 즐겨 찾는다.
단 이곳은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하므로 일정을 미리 체크해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