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한국 경제는 선진국의 길목에서 인구구조 악화, 주력산업의 위축, 양극화, 복지수요 증가 등 구조적 도전 요인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이날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제2기 중장기전략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한국의 현재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G20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경제성장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하면서 "3개년 계획에 포함된 59개 개혁과제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세대에게 때를 놓치고 시간을 허비하는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며 "점점 뜨거워지는 냄비 안의 개구리처럼 둔감하게 지내다가 벼랑 끝에 몰리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고 심경을 나타냈다.
최 부총리는 제2기 중장기전략위원회를 구성하는 민간·정부 위원들에게 "앞으로 몇년간의 방향 설정과 정책 대응이 한국경제 발전사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 역할과 활동을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서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미래사회변화와 중장기 대응 전략' 발표를 통해 2기 위원회가 세울 중장기 전략의 밑그림을 제시했다.
위원회는 중장기 전략이 시스템 전환을 지향하고 구성원의 역량 제고에 초점을 맞추되, 과제 성격에 따라 적절한 시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위험을 예방하려 하기보다는 사회적 신뢰 등 회복력을 확충하는 데 중점을 두면서 매년 조금씩 꾸준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인 세부 과제로는 잠재성장률 제고를 비롯해 고령친화사업과 환경기술산업 육성 등 '차세대 먹거리 산업' 발굴, 대·중소기업 생태계 개선, 장기 재정건전성 확보 등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제안했다.
한국형 복지국가 비전 마련과 중산층 복원, 적정 복지지출 수준·복지재정 확보도 과제로 들었다. 저출산·고령화 해소 방안과 연금·사회보험의 지속가능성 제고, 노동시장 구조 개선, 군 인력 개편, 교육개혁, 환경오염·기후변화 대응,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문제 대비 등도 중장기 전략 세부 과제로 제시됐다.
중장기전략위원회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경제·사회 구조를 개혁하고자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탄생했다.
제1기 위원회는 30∼40년 시계로 분야별 대응방안을 담은 '대한민국 중장기 정책과제 보고서'를 지난 2012년 말 펴내고서 가동을 종료했다.
2기 위원회는 앞으로 약 1년간의 활동 기간에 주요 분야에 대한 문제 인식과 정책 방향, 실행전략 등을 논의해 내년 말 최종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회의에는 최 부총리를 포함한 정부 부처의 장·차관급 인사와 경제, 통일, 복지, 노동, 환경, 언론 등 각 분야의 민간 전문가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