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경제의 '잠재적 리스크'로 불리는 은행 부실대출이 지난 3분기 급증하면서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다.
중국 통화당국인 인민은행이 잇따른 미니부양책을 통해 시장 유동성 공급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분기 중국 시중은행 부실대출이 9년래 최고 증가폭을 보이며 '부채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고 선전상바오(深圳商報)가 17일 보도했다.
이에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안감이 커짐은 물론 심지어 일각에서는 부채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부채 디플레이션이란 자산가치와 물가의 디플레이션으로 부채 상환부담이 커지면서 가계, 기업 등 채무자가 자산을 매입하고 소비를 줄여 다시 디플레이션을 유발, 경기 둔화를 초래하는 악순환을 가리킨다.
실제로 최근 중국 물가상승률은 두 달 연속 5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1%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10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과 같은 1.6%를 기록했으며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기대비 2.2% 하락해 32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기다 중국 10월 위안화 신규대출은 전월대비 무려 36% 주저앉은 5483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위안화 및 외화 대출과 채권발행, 각종 그림자금융 등 시중 유동성을 모두 아우르는 사회융자총액도 6627억 위안에 그쳤다. 이는 직전월인 9월 1조500억 위안을 크게 밑도는 것이자 시장 전망치인 8875억 위안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기하방 압력은 여전히 뚜렷함을 방증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아울러 시장 전문가들은 은행의 부실채권 및 시장 유동성 부족 등 문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토미 시에 싱가포르 OCBC 은행 이코노미스트는 " 중국 성장률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어 은행업계 부실대출도 한동안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은 당국이 올 초 목표로 제시한 7.5%를 밑도는 7.4%에 그칠 전망이며 올해 이후 성장률도 7% 혹은 그 이하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기조도 부실대출 증가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최근 회생 조짐이 감지되고는 있지만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가계 등 경제 주체의 채무부담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미 폭탄을 안고있는 은행은 부실대출의 추가 증가를 막기 위해 대출에 신중한데다 실제 대출수요도 많지 않아 인민은행이 적어도 내년 초에는 유동성 공급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