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푸치니의 '라보엠'은 '호빵같은 오페라'다. 세계 곳곳에서 해마다 크리스마스 무렵에 단골로 공연되는 오페라로 유명하다. 파리를 배경으로 크리스마스 이브에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
'세상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 딱 일년전, (사)라벨라오페라단 이회수 연출도 이런 고민에 부딪혔다.
이회수 연출은 "그렇게 와닿은 단어가 바로 타임레스(Timeless)였다"며 "이번 오페라 라보엠의 연출적 초점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것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으면서 영원한 것은 바로 예술이잖아요."
그는 "오랜 유학생활을 통해 오페라 주인공들이 느꼈던 추위와 절망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해봤다"면서 "이번 라보엠은 춥지도 외롭지도 않게 연출했다"고 강조했다.
"젊은시절 고생하면서 견딜수 있었던 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꿈꿀수 있는 '예술'이 있었기 때문이죠. 이번 라보엠에서는 비극적인 주인공들이지만 그들의 희망과 꿈과 이상을 보여줄 겁니다"
'새파랗게 젊다는게 한 밑천인데 째째하게 굴지말고 가슴을 확펴라' 어느 가요 가사처럼 이번 라보엠은 비록 춥고 배고프지만 빛나는 '청춘'의 열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가난한 연인의 슬픈 사랑'으로 우울하던 내용은 밝고 거침없는 사랑으로 힘을 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를 만들겠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화려한 색채와 빛의 조화로 "사랑했음으로 내 삶은 너무 아름답고 행복했다"는 가난한 시인 로돌포와 이웃 처녀 미미의 '순수한 사랑'에 헌사를 바칠 예정이다.
성악가의 길을 가다 연출로 전향한 이회수 연출은 유럽에서 “고전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시각의 연출” 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공연의 관전 포인트요?. 커플들의 연기가 단연 돋보입니다. 섬세함과 풋풋함이 묻어나는 이윤아 이원종 커플과 미미의 흰손과 시인의 이상을 완벽한 '캐미'를 자랑하는 김지현 지명훈과 김종표, 양진원, 박준혁, 양석진등 남자들의 우정의 깊은 맛을 느껴볼수 있을 겁니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실제 무대에서 눈이 내릴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라벨라오페라단의 오페라 '라보엠'은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이강호 라벨라오페라단 단장이 예술총감독을 맡고 양진모 지휘, 이회수 연출, 70인조 편성의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무대가 꾸며진다.
미미 역에는 소프라노 이윤아와 김지현, 로돌포 역에는 테너 이원종과 지명훈, 마르첼로 역에는 바리톤 장성일과 박경준 등 최정상급 실력파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관람료 3만~22만원.(02)572-6773
▶연출 이회수=2005년 Accademia di Belle Arti di Roma 재학 당시 8’ International Mediterranean Festival (터키)에 연출로 초청되어 해외 무대에서 연출자로 데뷔했다. '로마오페라극장'에서 근무했다. 2006년 14개국이 참가한 체코 프라하 Statni Opera 극장 주체 국제연출 콩쿨에서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1등 없는 입상을 하며 국제적으로 연출가로서의 능력을 인정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2년 제5회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대상 수상작인 ‘호프만의 이야기’ 연출 2013년 연출한 오페라 ‘손양원’은 오페라대상 창작부분 최우수상 수상 연이어 제6회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에서 연출상을 수상했다. 2008년 귀국 이후 쿠바 하바나 국립극장 초청 오페라 "PAGLIACCI" 한국측 연출(Cuba) 외 라 트라비아타, 마술피리, 돈 죠반니, 마님의 된 하녀, 라보엠, 나비부인, 투란도트, 루치아 디 람메르무르, 잔니스키키, 토스카, 카르멘, 버섯피자, 사랑의 묘약, 호프만의 이야기, 코지판투테 등등 한국과 유럽각국에서 수십 편의 오페라 연출 및 예감 오페라 앙상블 예술감독으로 오페라 외 각종 콘서트를 제작 및 연출하며 현재 국민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상명대학교에 출강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