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산대 법률학과 이정미씨...제56회 사법시험 합격

2014-11-1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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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회 사법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영산대학교 법률학과 이정미(사진·29)씨. [사진=영산대 제공]


아주경제 부산 정하균 기자 = 지난 13일 제56회 사시 최종합격자 명단이 발표된 가운데 지방 대학의 한 학생의 합격소식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영산대학교 법률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늦깍이 대학생’ 이정미씨.
그를 만나 사시 합격의 과정과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실업고 졸업후 영도 목장원에서 홀서빙하며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그저 그런 아이였어요. 쟁쟁한 합격자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기회가 되면 검사가 돼 꿈과 목표를 잡지 못해 방황하는 어린 친구들을 바로잡는 역할도 하고 싶어요"

이정미 씨의 이번 사법시험 합격의 의미는 뜻깊다.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된 동기를 묻는 질문에 그는 "따지고 보니 저에게 별 경쟁력이 없더군요. 얼굴이 예쁜 것도 아니고 손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는게 공부 밖에 없었어요. 무엇보다도 남은 인생이 캄캄한 암흑천지가 되는 것 같아 불안감이 컸고, 그에 따른 절실함으로 끈기있게 시작하게 된 것이죠"라고 운을 뗏다.

그가 부산의 실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찾은 첫 직장은 고기집 홀서빙자리였다. 불안정한 직장, 적은 급여 등 주변 환경에 한계를 느껴 선택한 길은 ‘대학진학’이었다. "그때는 회사의 경리직만 보더라도 얼마나 안정적으로 느껴졌었는지 몰라요. 그런 경리 사무직도 대졸자를 찾던 때라 대학입학을 결심했습니다"라고 밝힌 그는 이왕 진학하는 대학에 자신의 적성을 신중하게 고려했다.

수능 공부 중 사회탐구영역의 ‘법과 사회’과목을 접하면서 본인의 적성을 발견한 그는 다른 친구들보다 늦은 22살의 나이로 법률특성화 대학으로 유명한 영산대 법률학과의 문을 두드렸다. "어느 TV-CF에 나오듯이 나이 몇 살 더 많은 건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저에겐 오히려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대학생활을 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늦은 출발에 대한 주변의 걱정을 씻어낸 이 씨는 교내 영화법학회 회장을 지낼 정도로 열정적인 대학생활을 보냈다.

이정미 씨는 가장 후회되는 부분에 대한 질문에는 ‘중·고등학교 시절’이라고 답했다. 그는 "명확하게 꿈과 목표가 서있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하게 공부했던 부분이 가장 후회가 된다"며 "실제로 중학교 공부는 어느 정도 잘하는 편이었지만 꿈과 목표가 명확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많은 방황을 하며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녀가 후배들에게 "하루빨리 본인의 적성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꿈을 위해 도전했으면 한다"고 조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정미 씨는 "2000년부터 실무 위주의 차별적인 로스쿨 교육을 표방한 영산대 법과대학의 실무 교수진들의 생생하고 현장감있는 강의가 이번 시험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라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검사가 돼 정의 실현에 앞장서는 법조인이 되겠다. 또한 꿈과 목표를 잡지 못해 방황하는 어린 친구들을 바로잡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산대 법과대학이 로스쿨 방식의 법률 실무 교육을 실시한 것은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한 부구욱 현 총장이 법원 재직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화 시대의 법률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법률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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