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7 후강퉁 열차' 개통...중국증시 '신시대' 열린다

2014-11-1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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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신화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를 잇는 직통열차 '후강퉁 1117편'이 24년 만에 개통된다.

중국 정부는 후강퉁 출범을 이틀 앞두고 중국본토증시 투자자에게 향후 3년간 자본이득세 면제라는 선물공세까지 펼치며 국내외 투자자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후강퉁은 폐쇄적인 중국증시 투자환경에 선진화 바람을 불러오고,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양호한 펀더멘털에도 저평가됐던 A증시 대형 우량주에 대한 투자기회를 제공, '체리픽킹'의 장(場)으로 형성하는 등 중국 증시의 투자생태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궁극적으로는 중국행(行) 해외발(發) 자금 유입 가속화를 통해 중국증시의 국내외 영향력 확대 및 위안화 국제화라는 목적지에 좀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할 전망이다.

◇ 글로벌 자금 '블랙홀' 열렸다...중국증시 국제화 가속화
과거 적격외국인투자자(QFII)나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자격이 있는 해외 자본만 넘나들었던 높은 중국 증시 문턱이 후강퉁으로 대폭 낮아지면서 대규모 해외자본의 A증시 유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후강퉁에 따른 해외 자금 유입과 함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국제 주요지수로의 A주 편입, 2020년 위안화 자유태환 추진, 중국 자본시장 개방 확대를 위한 후속조치의 등장 등은 중국 증시 국제화 실현에도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구이민제(桂敏杰) 상하이증권거래소 이사장은 "후강퉁 실시 이후 글로벌 자금의 유입을 통해 A증시 국제화를 촉진하고, 장기적으로 중국 본토 증시구조 선진화와 국내기업 영향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리샤오자(李小加) 홍콩증권거래소 행정총재는 "후강퉁 시행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 재평가 작업이 진행되고, 전세계 자본의 대이동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후강퉁은 위안화 및 상하이증권거래소의 국제화를 촉진해 상하이가 국제적 금융허브로 발돋움 하는 데 크게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이퉁자금(財通資金)은 "후강퉁 후속조치가 속속 나오고 A주 증시의 MSCI 이머징 지수 편입이 실현되면 향후 A주로 흘러들어가는 자금 유입량은 8000억~1조2000억원에 달해, A증시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인증권(瑞銀證券)은 후강퉁 실시 이후 1년간 A증시에 유입될 글로벌 자본은 5500억 위안, 해외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90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는 중국자본시장 개혁개방의 '포문'을 연 후강퉁에 이어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 매매를 허용하는 '선강퉁(深港通)'과 상하이증시와 싱가포르증시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신퉁(滬新通)' 등 후속조치가 조만간 나올 것으로 관측하고 있어 중국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글로벌 자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후강퉁에 이어 선강퉁 등의 후속 자본시장 개방 조치가 이어질 경우 중국은 미국시장 외에 세계에서 가장 큰 대형주식시장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 A증시 강세장 도래...내년 3000선 돌파 가능성도
후강퉁은 시장이 성숙되고 개방도가 높은 홍콩보다는 상하이증시에 주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A증시는 세계에서도 가장 저평가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투자 가치가 높은 저평가 우량주가 많아, 글로벌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활황세를 보일 것으로 평가한다. 

리다샤오(李大霄) 잉다(英大)증권 수석경제학자는 "후강퉁 시행으로 A증시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고 시장의 구조적 문제 해소와 투자 환경 개선이 이뤄지면서 A증시의 새로운 강세장 형성을 위한 튼튼한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인증권(瑞銀證券)은 보고서를 통해 후강퉁 시행과 함께 A주 강세장이 도래하면서 2015년 상하이선전 CSI 300지수는 현재보다 20% 정도 높은 3000선에 달하고, 상하이지수는 2900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A증시의 활황세를 전망하는 것과 관련해 루이인증권은 해외 자금의 지속적인 유입, 국내자산구조의 변화, A주의 시가총액과 자산구조의 ‘뉴노멀화’, 소비재·서비스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新)경제' 항목의 중국 A증시 상장 증가 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실제로 후강퉁 계획이 전격 발표된 이후 최근 6개월간 중국 A증시는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후강퉁 공식 출범일자를 공개한 지난 10일부터 3일간 상하이 증시는 2500선 근처까지 도달했고, 지난 11일에는 상하이종합지수가 장중 한 때 2500포인트를 돌파한 2508.62포인트 고지까지 올라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 글로벌 전문가들이 짚어주는 '투자의 맥(脈)'
대부분 글로벌 투자 전문가들은 홍콩(상하이) 거래소에 없는 희소 종목, 상하이-홍콩 동시상장 종목 중 가격차가 큰 종목, 대형 우량주 등 저평가 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HSBC, 크레디트스위스(CS), 노무라 등 5대 글로벌 투자기관이 내놓은 후강퉁 투자전략과 추천종목을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A주 또는 H주 한 곳에만 상장된 희소성 주, 국내총샌산(GDP) 관련주와 QFII 보유 비중이 높은 종목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대표적으로 구이저우마오타이(貴主茅台, 600519 SH), 농업은행(農業銀行, 601288 SH / 01288 HK), 중국국여(中國國旅, 601888 SH), 바오강구펀(寶鋼股份, 600019 SH), 복성의약(復星醫藥, 600196 SH / 02196 HK) 등을 추천했다.

모건스탠리는 시노펙상하이석유화학(上海石化, 600688 SH / 00338 HK)처럼 상하이와 홍콩에 동시 상장된 종목 중에서 저평가된 우량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홍콩 증시에 상장된 우량주 기업인 HSCB 홀딩스 PLC(匯豐控股, 00005 HK), 홍콩 주식 거래를 주최하는 홍콩증권거래소(香港交易所, 00388 HK) 등도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HSBC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10개 종목에 주목했다. 킹소프트웨어(金山軟件, 03888 HK), 멍뉴유업(蒙牛乳業, 02319 HK), SJM홀딩스(澳博控股, 00880 HK), 샌드차이나(金沙中國有限公司, 09128 HK), 갤럭시엔터네인먼트(銀河娛樂, 00027 HK) 등이 포함됐다.

CS는 높은 성장잠재력을 지닌 인프라 테마주에 주목, 상하이공항(上海機場, 600009 SH), 다진철로(大秦鐵路, 601006 SH), 창장전력(長江電力, 600900 SH)을 유망종목으로 봤다. 아울러 상하이자동차(上汽集團, 600104 SH), 칭다오하이얼(青島海爾, 600690 SH) 등 A주 우량주와 제일트랙터주식(第一拖拉機股份, 00038 HK), 텐센트홀딩스(騰訊控股, 00700 HK), 레노보그룹(聯想集團, 00992 HK) 등의 H주를 관심종목으로 선정했다. 

노무라는 종목별로 자동차, 소비재, IT업종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룽촹중궈(融創中國, 01918 HK), 비야디주식(比亞迪股份, 01211 HK), 이리구펀(伊利股份, 600887 SH) 등을 추천업종으로 꼽은 반면, 멍뉴유업, 페트로차이나(中國石油股份, 00857 HK), 칭다오맥주(青島啤酒股份, 00168 HK) 등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TIP) 후강퉁(滬港通)이란? 상하이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로, 중국 본토투자자들의 홍콩시장 직접투자가 가능해지는 강구퉁(港股通)과 해외투자자가 홍콩시장을 통해 중국 상하이 A증시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후구퉁(扈股通)을 포함한다. 기존 후강퉁 시행일은 지난달 27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시행세칙정비, 홍콩민주화사태 등을 이유로 3주 연기된 11월 17일이 정식 출범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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