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0회 신한동해오픈 3라운드에서 동반플레이하는 주흥철(왼쪽)과 배상문. 주흥철은 사소한 부분까지 배려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고, 배상문은 미국PGA투어에서 배운 것이 많은듯, 한층 성숙한 매너를 보였다. [사진=KPGA 제공]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투어 2014시즌 일정은 9일 끝나는 신한동해오픈으로써 마무리된다. 올해 14개가 치러졌다. 올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대회수(25개)의 56%에 불과하다. 내년 사정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 얘기다.
신한동해오픈은 그래서 더 골퍼들이 관심을 끌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배상문(캘러웨이) 김경태 강성훈(이상 신한금융그룹) 등 미국·일본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나온 것도 갤러리들이 많이 모인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있었다. 대회코스인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GC의 몇몇 벙커에서 정리되지 않은 발자국이 눈에 띄었다. 일반 대회라도 벙커 정리가 안 된 곳은 발견하기 힘들다. 신한동해오픈은 KPGA투어 메이저대회다. 국내 메이저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라면 자신이 벙커에 남긴 자국은 정리하고 떠나는 것이 기본중의 기본이다.
배상문 문경준과 함께 3라운드 마지막 조로 플레이한 주흥철의 ‘보이지 않은 非매너’도 한국골프의 수준을 드러낸 듯해 안타까웠다. 주흥철은 9번홀(파4) 티샷이 벙커에 빠졌다. 그린을 향해 친 어프로치샷은 짧은 듯하더니 그린앞 워터해저드의 가장자리에 있는 바위를 맞았다. 볼은 운좋게도 그린으로 튀어올라 홀에서 10m 떨어진 지점에 멈췄다. 주흥철은 첫 퍼트를 홀에 떨구며 행운의 버디를 잡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그 다음은 배상문의 버디 퍼트 차례였다. 배상문이 ‘프리 퍼트 루틴’을 하고 있는데, 주흥철은 홀에서 볼을 꺼내 몇걸음 걷더니 갤러리들쪽으로 던져주었다. 돌발적인 함성이 나온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었다. 배상문은 ‘소음’에 개의치 않고 퍼트라인을 살폈지만, 동반자에 대한 예의는 아닐 성싶었다. 행운의 버디를 안겨준 볼을 팬서비스 차원에서 갤러리에게 던져주려면 동반자가 모두 홀아웃한 후 해도 늦지 않다.
'골프는 배려의 스포츠'라고 하지 않은가.

9일 열린 대회 4라운드 때 챔피언조와 갤러리들. 9번홀 모습이다. [사진=K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