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민선 6기 중국 방문의 첫 행선지로 수도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를 택했다.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와 협력 관계를 맺고 중국 기업들의 투자유치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박 시장은 지난 9월 미국 방문 당시에도 수도 워싱턴이 아닌 뉴욕을 택했다. G2 국가의 경제수도를 잇따라 방문, 글로벌 시장에서의 서울 세일즈 행보를 본격화하는 것이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이날 상하이 시청에서 양슝(楊雄) 상하이시장과 만나 양 도시간 우호교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서울시는 박 시장은 귀국하는 직후 대(對) 중국 장기 마스터플랜 수립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양강으로 올라선 중국과의 전략적인 협력 차원에서 이미 협력관계를 구축한 베이징에 이어 상하이를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상하이는 2012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3335억 달러, 대외무역 4367억6000만 달러(수출 2068억1000만 달러, 수입 2299억5000만 달러)를 차지한 명실상부 중국의 경제수도다. 푸동개발구 등 9개 국가급 개발구를 보유하고 있다.
박 시장의 이번 방문은 상하이를 거점으로 중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본을 국내, 특히 서울로 끌어들이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이날 상하이시와 MOU를 맺은 데 이어 상하이 내 한 호텔에서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 콘텐츠 분야 상하이 소재 관련기업과 재무투자자,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상해 대표 등 50여 명을 초청, 서울투자 설명회를 열었다.
특히 박원순 시장은 이날 오후 공식적으로 예정된 투자환경설명회 전후 부동산 및 금융업계 CEO를 만나 직접 마케팅을 벌였다. 박 시장이 면담한 곳은 녹지그룹, HSBC 차이나, 선훙카이 차이나 등이다.
녹지그룹(綠地集團)은 상하이시 산하 부동산 개발 업체로 연매출이 2450위안(약 43조원) 규모다. 홍콩과 상하이에 1895년 설립된 HSBC차이나는 75개국, 6300여 개의 사무소를 운영 중인 HSBC 가장 큰 외국지사다.
선훙카이 차이나는 부동산 개발사로 홍콩과 상하이에서 IFC·ICC(국제상업센터)를 건립해 운영 중이다.
서울시는 이날 투자설명회 자리에서 투자 유치를 위한 각종 인센티브를 집중 홍보했다.
먼저 글로벌 전자정부(Global E-governance) 5년 연속 1위 달성, ICT(정보통신기술) 개발 지수 1위 등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중심으로 새로운 기술에 대한 빠른 적응력, 높은 학력 인력풀을 제시했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수 100만명이 넘어선 한류문화를 적극 내세웠다.
인센티브와 관련, 다국적기업 국제 지역본부 및 연구개발(R&D)시설 설립·증설 때 외국인 직접투자금액의 5% 이상을 현금으로 지원한다. 금융사가 신규 진입할 경우 최대 10억원을 제공하는 내용으로 조례를 제정 중이다.
또 기술이전 및 고용수반 효과를 고려해 시유 재산을 수의 매각하거나 임대료를 낮춰준다. 고도기술 수반산업, 산업지원 서비스업, 개별형·단지형 외투지역은 각종 조세(법인세·소득세·취득세·재산세) 혜택이 주어진다.
고용 및 훈련 보조금은 투자비율 30% 이상, 전년도 대비 10명 넘게 고용이 늘어난 때 1인당 한 달 100만원 이하로 제공된다.
현지에서 발표를 가진 서동록 경제진흥실장은 시가 집중하고 있는 마곡산업단지, 상암 DMC 등의 프로젝트 정보를 심층적으로 제공해 잠재 투자자 발굴에 앞장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상하이시는 아시아의 금융허브, 물류중심이자 서울과는 대도시로 많은 유사성을 갖고 있다. 더불어 셔틀항공으로 2시간이면 도착하는 일일 생활권이나 다름없다"며 "두 도시가 실질적인 교류 협력을 강화해 양 도시민에게 보탬이 되는 시너지효과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