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의 서름즈음에
29일 종영한 SBS 리얼리티 프로그램 ‘달콤한 나의 도시’는 서른 언저리에 있는 도시 여성의 일과 사랑, 그리고 그 안에서의 고민을 담았다. 솔직한 이야기로 ‘한국판 섹스 앤드 더 시티’로 불리기도 했다.
27살에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내야 하는 미용사와 “살 빼라”고 타박하는 상사에 치이고, 결혼 생각이 없는 애인 때문에 서러운 인터넷 영어 강사(28), 그리고 일 때문에 연애는 꿈도 못 꾸는 3년 차 변호사(29)와 10년 사귄 친구와 결혼을 앞둔 대기업 사원(30)이 주인공이다.
“다양한 연령대 중 30대를 앞둔 여성을 선택한 이유는 가장 매력적이면서 고민이 많은 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섭외 기간 두 달간 약 100명의 지원자가 모였고 고심 끝에 네 명을 선정했다. 외모를 안 본 것은 아니다”라는 제작진의 말처럼 출연진은 하나같이 예쁜 얼굴과 매력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평균이상의 외모와 직업을 가진 출연진 때문에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화려해 보이는 그들도 옆구리 살이 고민이고, 직장 선배가 권하는 술이 부담인 평범한 서른 즈음의 여성이었다.
‘달콤한 나의 도시’ 출연진은 주인공 네 명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들이 만나는 친구, 애인은 물론 직장 상사와 소개팅 상대까지 모두 카메라에 담았다. 이들 모두 카메라를 별로 의식하지 않은 듯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가끔 그 자연스러움이 과도해 오히려 의문을 낳는다.
예를 들어 카메라 앞에서 상사 욕을 시원스레 해대는 영어 강사를 보자면 그의 직장생활이 걱정되다가도 “역시 100% 리얼리티는 없나 보다”라는 생각에 씁쓸해진다. ‘한국판 섹스 앤드 더 시티’를 만든다더니 진짜 드라마를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