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전 9시 37분쯤 서울 송파구 가락동 국립경찰병원에서 질산이 누출돼 의료진과 환자 등 1100여 명이 두 시간여간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사진=YTN방송화면캡처]
경찰병원,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경찰병원 2층 병리과 사무실에서 폐기 질산 7리터 중 1리터 가량이 누출됐다.
이날 사고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질산 원액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경찰병원 관계자는 "1ℓ들이 병 7개에 들어 있는 질산 7ℓ를 유해폐기물통에 넣고 뚜껑을 닫았는데, 잠시 후 '통'하는 소리에 돌아보니 뚜껑이 열려 있고 주변에 뿌려진 질산에서 옅은 주황색 연기가 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질산 원액은 2011년 구입했으나 효과가 낮아 2013년부터는 쓰지 않았다"면서 "우리 병원에서 질산 원액을 폐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덧붙였다.
질산은 부식성과 발연성이 있는 강산으로, 질산가스를 호흡기로 다량 흡입하면 건강에 유해할 수 있다. 또 손으로 만지면 화상을 입는다.
경찰병원 측은 유통기한이 다 돼 폐기할 필요가 있어 처리하던 중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폐기물 처리지침에 따라 폐기처분했다고 강조했다. 통상 질산의 유통기한은 3년에서 5년으로 알려졌다.
경찰병원 측은 즉각 119에 신고하고 외래 및 입원환자 400여 명과 직원 700여 명을 전원 대피시켰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을 통제하고 유출된 질산을 모래로 덮는 등 제독작업을 벌였으며, 이번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병원 주차장과 응급실 등으로 대피했던 환자들은 실내 잔류가스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진 낮 12시 20분께 각자 병실로 복귀했다.
경찰병원 관계자는 "사고에 대해 사과 드린다"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해 유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