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에 맞물려 중국의 원유 수입량이 급격하게 증가, 전략비축유 확보에 속도가 붙었다고 21스지징지바오다오(世紀經濟報道)가 29일 보도했다.
중국 해관총서(우리나라 세관에 해당)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의 러시아로부터 원유 수입량은 지난해 동기대비 56.79% 급증한 284만1000t을 기록했으며 콜롬비아 원유 수입량은 동기대비 무려 389.6% 증가했다.
실제로 중국의 원유 수입량 급증은 최근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세와 연관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6월 20일을 시작으로 국제유가가 내리막길을 걷자 다음달인 7월부터 중국이 원유 수입량을 늘리기 시작한 것.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7월 중국 원유 수입량은 2375만t, 8월은 2519만t, 9월에는 2757만7100t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중국의 원유 매입 방식 변화에 주목하고 "중국이 장기계약을 통해 고정가격으로 원유를 확보했던 것과 달리 최근 아시아 최대 원유거래 현물시장인 싱가포르 등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이 최근 유가하락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사재기'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타기 전에 충분한 양의 원유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특히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략비축량 권고량이 90일치인데 비해 중국 보유량은 30일치에 불과한 것도 전략비축유 확보에 나선 이유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중국 석유업계 인사는 "국제유가 하락세 지속은 원유 대외의존도가 58%에 육박하는 중국에게 전략비축유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면서 "중국 원유 수입량 확대는 필연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 원유 수입량을 기준으로 유가가 1달러 하락할 때마다 중국은 21억 달러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추산하면 올 6월 이후 4개월간 국제유가가 25%가량 하락하면서 지금까지 절감한 비용은 250억 달러 정도에 이른다. 이를 바탕으로 원유 수입량을 늘려 전략비축유를 확보하는 것은 시장 원칙에도 부합한다는 것이 중국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