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은 물론 해외 무대에서 빠르게 몸값을 불려가며 비약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시가총액 규모에서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를 앞질렀다.
갓 미국 증시에 등단한 중국 기업이 굴지의 미국 기업을 넘어서며 뉴욕증시 판도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공개될 알리바바 실적 발표에 따른 새로운 주가 움직임에 더욱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이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알리바바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93% 오른 99.68달러에 마감됐으며, 장중 한때 100.67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알리바바가 이날 뉴욕증시에서 기록한 시가총액은 전 세계 시가총액 9위와 10위를 기록한 스위스 제약업체 로슈와 노바티스에 약간 못 미치는 수치다. 로슈의 시총은 이날 2499억 달러를, 노바티스는 2491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FT는 "알리바바가 시총규모 '상위 10위권' 진입을 20억 달러 정도 남겨두고 있다"면서 "노바티스가 기대를 웃돈 3·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했더라면 알리바바에게 10위 자리를 내줬을 것"이라고 평했다.
알리바바의 주가 상승 요인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조만간 발표될 알리바바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과 애플과의 결제협력 제휴 가능성을 꼽았다.
블룸버그 조사결과 전문가들은 알리바바 3분기 영업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 급등한 25억4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울러 2017년에는 알리바바의 매출이 21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대로라면 알리바바의 매출은 3년만에 149%나 급증하는 셈이다.
아울러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전날 한 콘퍼런스에서 금융결제와 관련해 애플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발언한 것 또한 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전날 마윈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 주최로 열린 IT(정보기술) 콘퍼런스 'WSJ D 라이브'에 참석해 “금융결제시스템과 관련해 애플과 제휴를 맺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팀 쿡 애플 CEO 또한 오는 주말에 마 회장과 만나 파트너십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해 양사 제휴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월가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전 세계 27개국에 1만10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지난 회계연도 기준으로 알리바바 매출의 55배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알리바바 시총이 월마트를 추월한 것은 향후 알리바바의 거대한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시장의 평가를 반영하듯 최근 2주간 월가에서 알리바바 주식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한 투자기관은 전체의 4분의 3 이상이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최근 펴낸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10년간 알리바바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시아 멍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인터넷 사용인구 변화와 모바일 산업의 성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전자상거래 시장을 지지할 것"이라며 "중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앞으로 10년 동안 알리바바의 플랫폼을 통해 쇼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리바바는 지난달 1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당 68달러로 기업공개(IPO)를 성사시킨 이후 현재까지 주가가 47%나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