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오상봉)이 발간한 ‘일본의 해외직접투자 확대가 한국의 대일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해외직접투자 잔액이 1조달러를 상회하는 가운데 엔화약세 뿐만 아니라 일본의 해외직접투자에 따른 수출둔화‧역수입 확대도 한국의 대일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제조업 해외직접투자는 해외수요 대응, 엔화강세,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공급망 이원화 등으로 확대되어 2005~2012년 중에는 약 3500억달러에 달했다. 일본 해외투자기업의 경우 매입측면에서 본국조달 비중이 점차 하락해 공급망 현지화가 진전되고 있으며, 매출측면에서는 현지판매 비중이 가장 높긴 하나 점차 하락하는 반면 대일본 수출비중은 점차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직접투자로 일본의 국내생산이 위축되어 제조업의 해외생산 비중이 2003년 15.6% → 2012년 20.3%로 9년 동안 5.3%p 높아졌으며, 일본의 총수입에서 해외법인 생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3.3% → 29.0%로 5.7%p 증가했다. 반면 한국 수출 제조상품의 대일 수입시장 점유율은 과거 7% 중반에서 금년에는 6.7%로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섬유직물, 화학제품, 일반기계, 철강제품, 가전‧중전기기 등의 품목에서 일본의 해외투자 확대가 한국의 대일수출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에 따라 2012년 이후 3년 연속 대일수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동일본대지진 특수소멸, 엔화약세 이외에도 일본의 해외직접투자 확대에 따른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최근 엔화약세로 일본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일본기업의 해외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우리나라의 대일수출 부진 탈피를 위해 대일 수출루트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 해외투자기업의 현지조달이 증가하는 만큼 한국 → 일본의 해외법인으로의 수출, 한국의 해외 생산법인 → 대일본 또는 현지 일본업체 거래처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오상봉 국제무역연구원장은 “한국도 해외투자 확대가 국내생산 위축,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핵심 부품‧소재의 경쟁력 강화, 설계‧디자인, 마케팅 등의 핵심역량의 국내보유가 필요하다”면서, “일본의 경우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수익률 저하로 서비스산업의 해외투자가 활발한 만큼 우리도 금융, 물류‧유통 및 기술서비스 분야의 해외진출 확대를 통한 수익성확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