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집권당의 수장으로서 첫 만남을 가진 두 사람은 이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최상의 해법으로 ‘조속한 6자회담 개최’를 꼽았다.
김 대표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을 만나, 지난 7월 한국에서 만남을 가진 박근혜 대통령의 안부를 대신 전하면서 이날 화두로 ‘북핵 문제’를 꺼내 들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한반도 북핵 문제를 해결할 가장 지속적이고 효과적이며 돌이킬 수 없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가장 최적의 틀은 6자회담”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시 주석의 이 같은 답변에 “중국이 의장국인 6자회담이 최대한 빨리 개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시 주석의 만남은 30여분간 짧게 이뤄졌지만 내용은 양국 정상이 만난 것 못지않게 시종일관 진지하면서도 화기애애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대표는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제18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18기 4중전회)에서 다뤄질 ‘의법치국(依法治國·법에 따른 국가통치)’을 언급하며 “시 주석께서 취임 이후 성역 없는 반부패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에 한국 국민들의 관심이 깊으며 꼭 성공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새누리당도 정치 권력의 특권을 내려놓기 등의 혁신을 통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이번 방중 일정은 국회 국정감사 도중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뒷말이 무성했지만, 김 대표는 특유의 뚝심으로 이번 방중일정을 소화했다. 야권에서 대규모 수행 의원들을 이끌고 나간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김 대표는 시진핑 주석이 추천한 ‘황산의 가을’은 포기했지만 시 주석과의 만남은 성사시켰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베이징 만수호텔에 기자들과 만나 “외교 관례상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을) 절대 미룰 수 없었다”며 “과거 민주당에서 조세형 대표가 방중일정을 취소해 한중관계가 악화된 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번 시 주석과의 만남으로 인해 대한민국 집권여당 수장으로서의 입지와 영향력을 양국 전체에 자연스럽게 알리게 됐다. 그만큼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를 한층 굳히게 됐다는 것이 당 안팎의 평가다.
실제로 김 대표는 이날 시 주석과 면담에 앞서 중국 베이징에서 다양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오전에는 중국 공산당 왕자루이 대외연락부장 등과 함께 정당정책대화 세미나에 참석해, ‘반부패’를 주제로 양국의 당 대 당 정책과 비전을 공유했다.
방중일정 첫날인 13일에는 중국 현지 한국 중소기업을 방문해 근로자들을 격려했으며, 재중 한인동포 간담회에 이어 권영세 주중 대사와 만찬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한중 외교 현안과 교민 생활 민원 등을 청취하며 해결 방안에 적극 나설 것임을 약속했다.
하지만 김 대표 본인은 정작 이번 방중일정이 차기 대권주자로서 사전 행보라는 분석에 대해선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전날 재중 교포 간담회에서 한 대학생이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어떤 포부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권에 제일 가까이 가 계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께서 답변하겠다”면서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또한 이번 방중 의미에 대해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방문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양국 국방차관 △국책연구기관 △정당대화 등 4개 전략대화 체제를 구축키로 한 것의 연장선상임을 강조했다.
그는 “양국간 전략대화를 완성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들 체제가 활발하게 진행되면, 한국과 중국이 지난 20년간 발전해온 것보다 훨씬 깊이있는 발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