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상하이·홍콩 증권거래소 교차 거래제도인 후강통이 이번 달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중국 개인 투자자의 해외 직접 투자 허용 등 자본시장 확대 개방 후속 조치 마련에 서두르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통화정책 2사(司·국) 부감사원 왕단(王丹)은 전날 오전 런던증권거래소의 베이징 기업공개(IPO) 총회에 참석해 “앞으로 중국 자본시장 개방은 크게 네 가지 방향으로 개방될 것”이라며 후강통 실시와 함께 △위안화적격국내기관투자자(RQDII) 시범 시행 △적격국내개인투자자(QDRI) 제도 마련 △중국 본토기업의 해외 위안화 표시 주식 발행이 바로 그것이라고 전했다고 중국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가 10일 보도했다.
우선 RQDII 제도 시행을 위해 중국 당국은 싱가포르, 영국과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RQDII 시행으로 홍콩의 역외 위안화 허브 지위가 싱가포르, 런던의 위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함께 현재 준비 중인 QDRI 제도 시행으로 중국 개인투자자들도 해외 증권 부동산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도 열릴 예정이다. 현재 중국은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적격기관투자자(QDII)를 통해서만 해외 금융 투자를 허용하고 있으며, 1인당 매년 환전 가능액수도 최대 5만 달러로 제한해 중국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투자는 여러 방면에서 제약을 받아왔다.
마지막으로 중국 본토기업의 해외 위안화 표시 주식 발행을 허용하는 것이다. 현재 중국 기업들은 외화로만 해외에서 주식을 발행하고 있지만 향후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위안화로 주식을 발행하고 위안화로 배당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 4대 국유은행인 농업은행은 이미 런던 증권거래소에서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을 논의 중이다. 이는 위안화 표시 주식이 해외에 처음 상장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리전장(李振江) 농업은행 부행장은 “현재 런던증권거래소, 일부 증권사와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위안화 GDR 발행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오는 27일 출범이 유력시되고 있는 후강통에 이어 RQDII, QDRI 제도 시행은 중국 자본시장 개방의 혁신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 국제화 행보에도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위안화는 세계 교역에서 일곱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화폐다. 위안화 국제결제 비중은 지난해 20위에서 올해 7위로 올랐다. 현재 중국은 아시아·남미·유럽에 걸쳐 총 23개국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한 상태다. 위안화가 전 세계 외환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2004년까지는 0.01%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24%로 높아졌다.
물론 현재 위안화 무역결제의 70% 이상이 홍콩, 대만, 마카오 등 중화경제권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연이은 자본시장 개방 조치로 위안화의 국제적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