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2년차 하반기 최대 화약고인 공무원 연금 개혁 방안과 관련, 독일 등 유럽의 연금 개혁 사례를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놓고 당정청이 핑퐁 게임을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공적연금 개혁에 대한 견해를 직접 피력한 것이다.
누적 적자 ‘9조8000억원’에 달하는 혈세 하마인 공무원연금 개혁 방안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직접 언급하며 “1998년 독일의 가입기간 조정을 통한 공무원연금 개편과 2005년 오스트리아의 공무원연금 개혁 등 성공한 유럽의 연금개혁 사례는 우리나라의 공무원 연금개혁 과정에 많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은 공적연금 제도를 성공적으로 개혁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뒤 “특히 스웨덴과 독일, 오스트리아 등은 연금제도 개혁을 통해 공적연금을 지속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당정청이 물밑에서 ‘더 내고 덜 받는’ 공무원연금 개혁 방안을 마련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연금 납부기간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유럽의 공적연금 방향을 제시, 고강도 개혁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특히 박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연금재정의 건전성 확보와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제고를 목표로 공무원 연금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실제 한국연금학회는 지난달 21일 새누리당 경제혁신특위의 요청에 따라 재직 공무원의 연금 부담금 43% 인상(이하 현재 대비), 수령액 34% 삭감을 핵심으로 하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공개했다.
한국연금학회의 공무원연금 개혁 방안에 따르면 신규 제도 도입 시기인 2016년 이전에 채용된 공무원의 납입액(기여금)은 2026년 20%(본인부담 10%)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현재 납입액은 14%(본인부담 7%)다.
하지만 한국연금학회 기관회원에 △삼성화재 △삼성생명은퇴연구소 △한화생명보험(주) 등 사적 보험사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공적연금의 사유화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연금학회장인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언론의 사과를 촉구하며 전격 사퇴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공적보험의 보완책의 일환으로 사적연금의 활성화를 강조, 당분간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공적연금에 크게 의존했던 유럽 국가들도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해 노후소득 보장체계 확립과 자본시장 확충에 크게 기여했다”며 “한국 정부도 2014년 8월 기업규모별로 단계적으로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의무화하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월 28일 퇴직연금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2016년 300인 이상 기업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든 기업의 퇴직연금 도입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하는 지점이다.
하지만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이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강력 반발, 당분간 치열한 기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