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로이킴, 고향과 같은 음악…‘홈’으로 돌아왔다

2014-10-0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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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킴[사진 제공=CJ E&M]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공백기에는 학교를 다니는 데 집중했어요. 학교가 끝나면 기타 치며 노래하고 작업하곤 했죠. 음악 만드는 것을 계속 해왔어요. 결과물들 중 추려 실은 게 이번 앨범입니다.”

가수 로이킴(본명 김상우·21)에게 1년 여의 공백기는 아픔을 치유하는 시간, 복잡했던 생각을 정리하며 자신을 돌이켜보는 기회가 됐다. 최근 서울 충정로 아주경제 본사에서 만난 로이킴은 데뷔 앨범을 발매한 당시보다 성숙하고 의연해진 느낌이었다. 이십대 초반의 풋풋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그 자리를 듬직함이 메웠다.

2012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 우승 후 지난해 4월 발매한 선공개곡 ‘봄봄봄’으로 가왕 조용필, 월드스타 싸이와 비등하게 사랑받은 그는 6월 정규 1집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를 발매하고 싱어송라이터로서 밝은 미래를 꿈꿨다. 그러나 ‘봄봄봄’이 어쿠스틱 레인의 ‘러브 이즈 캐논(Love is canon)’ 우쿨렐레 버전과 등을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큰 풍파를 맞았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제가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거였다고 생각해요. 안주하지 않게 해줬던 원동력이 됐고 결국 좋은 음악을 보여드리는 게 우선이라는 깨달음도 알았어요. 그래도 아직도 아리긴 하네요. 하하.”

털털하게 웃어보이지만 그래도 상처가 다 아물지 않은 듯 “다시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다시 일어난 로이킴의 정규 2집 ‘홈(Home)’은 7일 정오 베일을 벗었다. 타이틀곡 ‘홈’을 비롯해 선공개곡 ‘영원한 건 없지만’ ,‘가을에’, ‘날 사랑한다면’, ‘잘 있나요 그대’, ‘롱디(Hold on)’, ‘커튼(Curtain)’, ‘멀어졌죠’, ‘땡큐(Thnak you)’가 수록됐다. 로이킴이 전곡을 작사·작곡했다.

음악감독 정지찬이 프로듀싱을 했으며 영화음악가 박인영이 편곡을 맡았다. 풍성한 사운드를 위해 드럼, 베이스, 퍼쿠션, 스트링, 브라스를 미국에서 녹음했다. 1집은 통기타를 기본으로 한 컨트리한 느낌이라면 2집은 웅장한 오케스트라에 로이킴의 수수한 감성이 절묘하게 녹아있다.

“2집은 사운드가 정말 완벽해요. 좋은 분들과 작업해 배우는 것도 많았고, 미국에서의 녹음도 저에게 많은 걸 느끼게 했어요. 녹음실의 환경에 문제인지, 참여한 사람들의 손맛에 차이인지는 몰라도 감성이 풍부하게 만들어졌어요. 제 목소리가 제일 문제였죠. 목소리만 뮤트하고 들으면 소름 돋게 좋더라고요. 우스갯소리로 반주로만 앨범을 발매하자고 했죠.”

로이킴[사진 제공=CJ E&M]

심혈을 기울인 건 과거의 오명을 벗기 위함도 있겠지만 뮤지션으로서의 당연한 행보다. 지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과 같이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로이킴의 비유를 그대로 옮기자면, “내가 남자라 아이를 가질 일은 없겠지만, 이번 수록곡은 열 달 동안 배속에 품은 아이를 출산한 느낌”이라며 “이 음악들은 자유롭게 키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홈’은 집과 같은 안락함, 로이킴이 겪었던 고독을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 썼던 치료제와 같다. 미국에서 학교에 다니며 느꼈던 외로움을 토로하기보단 자신과 같이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자 음악을 만들었다. 꽉꽉 채운 9곡의 정규앨범, 정규를 고집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정규에 대한 낭만이요. 하하 사실 계속 작업했던 음악들을 모으니 정규 형태가 됐어요. 수익으로는 싱글이나 EP가 우월할 수는 있지만, 충분히 같은 감성으로 묶어지는 노래를 따로 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로이킴은 정규 2집을 함께한 정지찬에게 들은 말이라며 음악인생을 주식그래프와 비교했다. “주식그래프를 보면, 일주일 자리는 변동이 많다. 그러나 한 달, 1년 치를 보면 점점 변화의 폭이 좁아진다.”

지금의 행복에 집중하며 하나의 일에 크게 기울이지 않고 10~20년의 곡선을 보겠단다. 그 움직임이 오름세를 향하도록 집중하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나무보다 숲을 보며 나아가는 로이킴의 두 번째 여정이 시작됐다. 막 스케치를 끝낸 로이킴이란 그림이 ‘졸작’이 될지 ‘걸작’이 될지는 그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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