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청년단' 재건 움직임…제주4.3단체 "발끈"

2014-10-0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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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관련단체 1일 논평을 통해 '21세기 백주에 서북청년단 재건이라니?'

서청 "말만 들어도 제주도민들에게는 치가 떨리는 이름"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67년 전 제주도민을 무참히 학살하고 공포를 떨게했던, 제주4.3의 원흉 ‘서북청년단(이하 서청)’이 보수단체란 비호아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제주도내 4.3 관련 단체들은 제주4.3 당시 민간인 학살을 주도했던 서북청년단 재건 움직임에 대해 심각한 우려의 뜻을 표명하고 나섰다.
 

▲서북청년단원들이 지난 28일 서울시청에 나타나 노란리본을 강제철거하려다 경찰에 제지당하고 있다.[뉴시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사)제주4.3연구소, 제주4.3 진상규명과 명예 회복을 위한 도민연대, (사)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 등 4.3관련 단체들은 지난달 28일 서울시청 앞에 나타난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에 대해 “정부가 이들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우리 사회는 민주 국가의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는 백색테러의 시대로 돌아갈지도 모른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들 단체들은 1일 ‘21세기 백주에 서북청년단 재건이라니?’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어쩌다 이 나라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며 “진정한 역사 청산과 반역사의 망동에 철퇴를 들어야 할 때다. 하루 빨리 정부와 정계는 이런 망동의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서청에 대해서는 “말만 들어도 우리 제주도민들에게는 치가 떨리는 이름” 이라며 “4.3사건 당시 민간일 학살 만행으로 인간이기를 거부했던 극우 백색테러 조직이었다”고 치를 떨었다.

서청은 4.3 당시 “우리는 이북에서 공산당에게 쫓겨 왔다. 빨갱이들은 모두 씨를 말려야 한다”며 미 군정과 이승만 정권의 하수인으로, 당시 집권세력의 정치적 도구로 이용 경찰과 군인 옷을 갈아입고 제주에 들어와 갖은 만행을 저질렀다.

반공을 명분으로 한 ‘빨갱이 사냥’을 빌미로 제주에서 학살이 자행됐다.

이들은 “서청은 이른바 한국현대사의 흑역사였다” 며 “그들이 휩쓸고 다닌 곳에는 인권이고 인륜이고 없었다. 반공은 명분이었고 그들은 북에서 버림받고 쫓겨온 개인사의 복수혈전을 도망갈 데 없는 이 작은 섬의 민간인들을 상대로 벌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마치 울타리에 가둔 사냥감을 처리하듯 금품 갈취, 불법 고문, 살인, 부녀자 능욕, 사기 공갈, 상해, 사문서 위조 등 차마 글로 표현하기 힘든 야만적인 행위들을 4.3의 전 기간을 통해 무자비하게 서슴없이 자행했다”고 서청의 만행을 알렸다.

이어 정부를 향해서는 “국가라면 최소한 유지시켜야 할 도덕적 가치와 넘지 말아야 할 선들이 많이 무너지고 있다” 며 “백주의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서청 재건을 내걸고 버젓이 집단행동을 벌인다는 것은 현 정권이 그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비호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사례를 들면서 “독재자 히틀러와 나치의 만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치 시대의 범죄행위를 공공연하게 승인, 부인, 고무한 사람에게는 5년 이하의 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며 “특히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卍)를 내보이기만 해도 최고 1년형의 형량으로 다스리고 있다”고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불만을 털어놨다.

아울러 “서북청년단 재건 같은 사안은 반사회사범으로 다뤄져야 한다” 며 “독일의 경우와 같이 반민주적인 행위와 반역사적인 범죄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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