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종자 가족 "진도체육관 문제 고통스런 처지 이해해주시길"

2014-09-2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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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월호 실종자 가족이 머물고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최근 전남 진도 군민들이 임시 거처로 사용하는 체육관을 비워달라는 요구에 대해 고통스런 처지를 이해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호소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 대책위원회는 29일 호소문을 내고 "어선수색, 자원봉사로 저희를 도와주시고 지금까지 실종자 가족의 아픔을 위로해주신 진도군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희의 아픔을 헤아려주시고, 나약한 처지를 이해해주셔서 좀 더 마음을 열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정부는 참사 이후 진도체육관을 임시수용시설로 제공했는데 실종자 가족들은 난민촌과 같은 체육관의 차가운 마룻바닥에서 167일째 반노숙생활을 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의 건강 또한 극도로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군민대책위원회 50여명은 지난 25일 오후 실종자 가족이 머물고 있는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 체육관을 비워달라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갈 곳조차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체육관을 비워달라는 요구는 마치 차가운 길바닥으로 나가라는 것처럼 받아들여졌다"면서 "이는 정부가 진도군민들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했기에 군민대책위가 실종자 가족에게 직접 찾아와 항의하고, 체육관을 비워줄 것을 요구하기에 이른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군민들이 이주 장소로 요구한 팽목항과 전남대 자연학습장에 대해서는 "바다를 보고 오열하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바다가 보이지 않는 체육관에 머무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지금 중요한 것은 책임소재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실종자 가족 역시 진도군이 처한 어려운 경제상황, 군민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는 만큼 정부, 실종자 가족, 군민 3자가 함께 만나 마음을 열고 서로를 이해하는 토대 위에서 가능한 모든 대안을 열어놓고 적극적인 협의를 하자"고 당부했다.

실종자 가족 관계자는 "저희는 소통의 부족이 오해를 낳아 정부, 군민, 실종자 가족 간에 불신과 깊은 상처를 서로에게 남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더 이상 버텨낼 수 없는 공황상태에 빠져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우리의 아픔을 헤아려주시고, 나약한 저희의 처지를 이해해주셔서 좀 더 마음을 열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했다.

이주영 해수부장관, 진도 군민, 실종자 가족은 다음달 1일 오후 2시 진도군청에서 만나 실종자 가족 임시거처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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