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컨셉에 맞춰 지은 세트장으로 오인될 만큼 주변의 다른 병원에서는 보기 힘든 장소가 많은 데다 질환과 환자에 대한 편견을 탈피하고자 했던 드라마의 내용과 완벽히 부합하는 탓에 실제 장소를 확인하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지난 2002년 방송돼 일본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은 남이섬과 같은 관광명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병원측에 따르면 드라마가 종영된 지 2주가 지난 현재까지도 원내 촬영 장소를 견학하기 위한 방문객들의 발길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팬층 외에 실제 내원객도 증가하는 추세다. 드라마 종영 다음주인 9월 16일에는 개원 이래 입원 환자수가 최고치에 달해, 병상 가동률 100%를 달성했으며, 입원 대기환자수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특히 주요 배경지인 반 개방형 정신과 병동 해마루의 경우, 포항, 제주 등 지방에서도 입원환자가 찾아오고 있으며, 입원 신청 후 기다리는 대기 환자만 수십 명에 이른다.
병원 관계자는 “괜사 드라마를 통해 알려진 것만이 높은 병상 가동률의 이유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드라마를 본 환자들과 시청자들에게 병원 이미지가 한결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병원측에서 드라마 협찬 효과로 생각하는 또 한 가지는 병원 서비스 혁신 철학을 드라마를 통해 자연스럽게 외부에 알린 것이다. 해마루는 ‘환자제일주의’라는 이 병원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병원 혁신 프로젝트 중 하나로 ‘병들어 서러운 마음은 없게 하겠다’는 모토가 녹아있는 장소다.
드라마 종영 후 여러 매체에서 명지병원 의료진에게 관련 칼럼과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병원 철학을 다양한 경로로 일반인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드라마를 본 뒤 해마루를 찾았다는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단지 보기 좋게 만들었다기보다 병원을 찾는 사람의 마음까지 생각한 공간으로 보인다"며 "환자 입장의 공간설계 등이 병원 혁신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감탄을 표했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마음의 병을 숨기고 사는 현대인들의 이야기를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담은 신선한 시도로 초반부터 화제를 모았다.
노희경 작가가 집필 단계에서 정신과에 대한 기존 편견을 넘어서는 공간으로 명지병원을 소개받은 뒤 촬영지로 선정함은 물론 극 전개를 위한 의학 자문까지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