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청와대가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사퇴 배경에 대해 뒤늦게 해명했지만 ‘부실검증’ ‘코드인사’ ‘개인비리’ 등 오히려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더욱 증폭되고 있다.
청와대의 해명을 두고도 부실 인사검증 비판을 피하기 위해 송 전 수석 본인과 경찰에게 책임을 떠넘기려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첫 번째 의혹은 송 전 수석 내정 단계에서부터 돌연 사퇴까지 3개월 동안 청와대가 송 전 수석의 경찰 수사 사실을 과연 알지 못했을까 여부다.
청와대는 송 전 수석이 지난 20일 사퇴한 지 사흘 만인 23일 밤 '송광용 전 교육문화수석의 사퇴 관련 설명자료'를 내고 지난 19일 민정수석실에서 송 전 수석이 서초경찰서에서 고등교육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민정수석실은 이튿날인 지난 20일 송 전 수석 본인에게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으며, 송 전 수석이 청와대 수석의 신분을 유지한 채 수사를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사의를 표명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전격 수리했다.
청와대는 인사검증 부실 논란과 관련, "송 전 수석은 지난 6월 9일 서초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으나 수사 경찰관이 송 전 수석을 조사한 당일 전산 입력을 하지 않았다"며 "6월 10일자 송 전 수석에 대한 범죄 및 수사경력 조회 결과에서도 '해당사항 없음'으로 회신 받았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경찰도 송 전 수석이 서초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음에도, 7월 31일 그를 입건할 당시에조차 청와대 수석인지 몰랐다고 전했다.
그러나 청와대 현 수석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는데 경찰 수뇌부가 이를 몰랐을 리 없고,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았을 리 없다는 얘기가 여권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경찰의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청와대가 경찰로부터 이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다면 그 자체가 인사검증 부실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모든 수사 기록이 담긴 형사사법정보시스템, KICS만 확인했어도 알 수 있는 사실을 청와대 민정라인이 몰랐다는 점 등은 풀어야 할 의혹이다. 만약 청와대 민정라인이 가장 기본적인 정보조차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다면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방증인 셈이다.
청와대는 또 해명자료에서 “송 전 수석 역시 지난 6월 10일 자기검증 질문서에 답변하면서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거나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 해명대로라면 당사자 말만 믿고 청와대가 대통령의 최고위급 참모를 임명한 것이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3일 전에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송 수석 본인이 이야기하지 않은 도덕성도 대통령의 수석 감으로서 적당치 않다”면서도 “(인사파동의 책임은) 김기춘 인사위원장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사자가 거짓 진술을 한 상황에서 (조사받은 사실을) 인지하기는 상당히 어려웠고, 본인도 그렇게 무거운 죄라고 생각지 않은 것 같다”며 “공직을 떠났지만 (거짓 답변에 대해) 처벌 가능한지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송 전 수석은 지난 6월 임명 당시에도 제자의 연구성과를 가로채고, 학교부설기관으로부터 거액의 수당을 불법수령했다는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정수장학회 이사 출신인 그의 임명을 강행했다.
경찰은 송 전 수석 조사와 관련해 개인비리는 없었다고 선을 긋고 있기는 하지만, 속전속결로 사표를 수리할 만한 더 큰 비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는 서울교대와 유학원 사이에 입학금과 수업료 명목으로 33억 원이 오간 사실만 파악됐지만, 업계에서는 유학원이 대학과 대학 관계자들에게 거액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송 전 수석이 서울교대 총장 시절 평생교육원으로부터 1400만 원의 불법 수당을 받아 교육부의 감사를 받은 전력이 있는 만큼 검찰은 개인비리에 대해서도 폭넓게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