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방차 먼저, 당신의 작은 배려가 기적을 불러 옵니다.

2014-09-23 13:31
  • 글자크기 설정

[사진=의왕소방서 오정환 소방사]


의왕소방서 소방행정과 오정환 소방사

재난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발생 초기 신속한 대처이다. 화재의 경우 일반적으로 발생 후 5분이 지나면 연소 확대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심정지 또는 호흡곤란 환자의 경우 4분 이내 응급처치를 받지 못하면 뇌손상으로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몇 달 전 부산에서 한 산모가 예정일보다 두 달 빨리 양수가 터지면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출근시간대에 발생한 응급상황에 구급차를 운전한 소방대원은 제 시간에 도착하긴 힘들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상습정체 구간인 도시고속도로에서 거짓말처럼 자동차들이 하나 둘씩 길 가장자리로 비켜서는 장면이 연출됐고 해외토픽에서만 보던 ‘모세의 기적’이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졌다. 시민들의 양보로 안전하게 병원에 도착해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다고 한다.

한편, △△시에서는 사고가 의심되는 문개방 출동이 있었다. 비가 오는 날이라 그날도 차가 막혀서 출동에 지장이 있었다. 경광등과 사이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신속하게 출동했지만 차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그 현장에서 두 명의 사망자가 발견됐다고 한다.

이처럼 소방차 길터주기는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도 있고, 반대로 생명을 앗아 갈 수도 있으나 후자의 경우가 출동상황의 대다수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발생한 화재나 응급상황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자기 일이 아니면 나몰라라 하는 것이 일반적이 되어 버렸다. 때로는 양보는커녕 뭐가 그리 급한지 끼어들기까지 하는 차량도 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 입장을 바꿔서 한 번쯤은 생각해보자. 갑작스런 사고로 당황하고 상처받았을 내 이웃을 위해 긴급차에 길을 양보해주는 미덕을 발휘하면 우리는 더욱 안전한 사회를 후손들에 물려줄 수 있다.

소방차 길터주기가 어려운 건 절대 아니다. 한 명만 솔선수범해서 양보하면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비켜선다. 나 먼저 시작하면 결국 모든 사람이 동참해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