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지난 8일 오전 미국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은 마치 아이폰 신제품 출시를 앞둔 애플 매장을 연상케 했다. 천 여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몰려 1층 로비에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기다란 줄이 늘어섰다. ‘월가의 슈퍼마리오'라 불리는 마리오 가벨리, 월가 금융인 스티븐 래트너 등을 비롯해 골드만삭스, JP모건, 시티그룹 임원 등도 포함됐다. 모두 오는 19일 미국 뉴욕증시 상장 예정인 알리바바 첫 로드쇼(투자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투자자들이다.
알리바바 로드쇼는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을 거쳐 홍콩, 싱가포르에서 열리며 투자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공모주 청약 열기가 높아지면서 알리바바는 IPO 공모가 범위를 종전 주당 60~66달러에서 66~68달러로 인상했다. 알리바바 기업 가치는 약 1676억 달러로 추산된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1600억 달러)을 넘어 한국 시총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1700억 달러와 맞먹는 수준이다.
하지만 알리바바 투자 열기 속에 정작 라오바이싱은 없었다. 중국 정부는 자국민의 해외증시 직접 투자를 법적으로 막고 있다. 중국의 일부 돈 많은 자산가만이 금융투자상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해외 증시에 투자할 수 있다. 물론 중국도 자본시장 개방을 위해 그간 QFII, QDII, RQFII 제도 시행에 이어 내달 홍콩-상하이 증시를 연동시키는 '후강퉁' 출범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라오바이싱에게 알리바바 투자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마윈 회장은 “인터넷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더욱 개방·투명·공평해 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중국 자본시장이 더욱 개방·투명·공평해지기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