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LS전선, '해양강국 꿈' 품은 동해사업장… 해저케이블 국산화 선도

2014-09-1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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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반선 위 턴테이블 위에 해저케이블이 선적된 모습.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바다를 사이에 두고 전력과 통신을 전달하는 해저케이블. 케이블 분야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으로 ‘케이블의 꽃’으로 불린다. 특히 최근 대체에너지로서 해상 풍력단지, 국가간 전력망 연계, 해상 석유 및 가스 개발 등이 활발해짐에 따라 해저케이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해저케이블은 그간 유럽 업체들이 과점해왔는데 LS전선이 국내 최초로 투자해 국내 시장은 물론 중동과 유럽, 남미 등에서 연달아 대형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하며 국산화를 선도하고 있다.
LS전선은 1800억원을 투자해 2009년 11월 강원도 동해시에 해저 케이블 전문 공장을 준공하고 한번에 55km 이상의 케이블을 연속 생산할 수 있는 대형 구조물 설계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2012년 카타르 석유공사와 국내 전력업계 사상 최대인 4억 3500만 달러 규모의 해저 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이후 베네수엘라와 덴마크 전력청, 네덜란드 전력회사 등과도 연달아 계약을 체결하며 전통적으로 유럽 전선업체들의 텃밭인 유럽과 남미 지역 진출도 가속화하는 중이다.

지난 12일 오전, 카타르 프로젝트에 쓰일 해저 케이블 선적에 한창인 LS전선 동해사업장을 방문했다. 이 프로젝트는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북쪽으로 80Km 떨어진 라스 라판 산업단지와 할룰 섬 간 전력 공급을 위해 100km 거리에 두 개의 선로, 총 200km의 132kV급 케이블을 설치하는 것이다.

이날 선적은 1차분 50km 2선을 먼저 운송하기 위한 것으로, 케이블이 현지에 도착하면 10월부터 12월까지 1차 시공이 이뤄지고 이어 내년 3월에 50km 2선이 추가로 보내져 4월부터 6월까지 2차 시공이 진행된다.

공장 내부에는 턴테이블 위에 아직 배에 실리지 못한 카타르향 케이블이 돌돌 말려 있었다. 김원배 LS전선 해저케이블생산팀장은 “도체와 절연선을 합쳐 10km 단위로 1가닥을 먼저 뽑고 총 3가닥을 꼬아서그 위에 다시 스틸와이어로 감싼다”며 “유럽 근해는 수심이 1km가 넘는 곳이 많아 케이블의 버티는 힘이 중요하다. 절연체는 순수 폴리에틸렌으로 마이크로 단위의 이물이 들어가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반도체 만큼 클린 공정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프로젝트마다 다른데 카타르 프로젝트의 경우 50km 케이블을 만드는 데 8~9개월이 소요됐다”며 “공장에서 생산된 케이블이 400m 길이의 갱웨이(지하통로)를 지나 배로 운반되는 데 다시 7~10일 정도가 걸린다. 케이블이 끊어지지 않도록 분당 5~10m의 일정 속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장 내부 턴테이블.


케이블이 말려있는 턴테이블은 공장의 생산력을 좌우한다. 김원배 팀장은 “자사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은 세계 5위 정도”라며 “특히 턴테이블의 적재능력이 높아야 장거리 케이블을 만들 수 있는데 동해 공장 턴테이블은 1만톤 중량 적재능력으로 세계 1위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갱웨이를 지난 케이블은 부두에서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내 운반선 위의 턴테이블까지 연결돼 있었다. 배 위에 다시 약 50km 케이블을 감을 수 있는 턴테이블 2개가 설치돼 있다.

김낙영 해저시공팀장은 “1번 턴테이블은 다 감겼고 2번이 현재 33km 정도 감겼다”며 “16일 오전쯤 출항이 가능할 듯하다. 시속 10.5노트 기준으로 카타르까지 27일 정도 걸려 10월 14일 전후해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배는 다시 12월 초 동해사업장으로 돌아와 내년 1월말부터 추가 선적을 시작하게 된다.

만드는 것 못지않게 운반하는 일도 어렵다. 김낙영 팀장은 “하절기 50도를 웃도는 카타르 날씨에 케이블이 녹아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석회가루를 뿌려줘야 하고 케이블 엉킴이나 손상 방지를 위해 더니지를 덧대는 등 8명의 인력이 3교대로 24시간 선적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사업투자에 따른 고용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와 향후 동북아 전력 연계 사업 시 한국이 주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한국이 해양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기반이 될 해저탐사, 심해 포설 등의 해양 관련 기술을 축적하는 데도 기여할 계획이다.

직원들이 해저케이블 선적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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