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정국 3대 변수, 경제활성화·박근혜 지지율·여야 혁신 작업

2014-09-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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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추석 연휴가 끝난 11일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 정국 주도권의 향배를 가르는 하반기 레이스의 막이 본격적으로 올랐다.

그간 세월호 특별법에 갇힌 여야는 이날 대치 정국의 물꼬를 트기 위해 협상의 끈을 이어가는 한편 하반기 화약고인 담뱃세 인상안 등 ‘박근혜식 서민증세’와 경제 활성화 법안 등을 놓고 대충돌하는 등 치열한 기 싸움을 이어갔다.
정부 개혁 추진의 최적기인 2년차 하반기 때 정국 주도권을 누가 확보하느냐에 따라 정국 기상도는 물론 차기 대권 잠룡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여야의 핑퐁 게임은 확전 양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당정청이 집권 2년차 하반기 정국 주도권 헤게모니 쟁탈전에서 우위를 선점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은 ‘박근혜식 규제개혁’ 등 경제 활성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반대의 경우 박 대통령은 50% 안팎에 갇힌 지지율과 마찬가지로 국정 동력을 급속히 상실하면서 사실상 조기 레임덕 수순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 정상화의 열쇠를 쥔 박 대통령이 반전 모멘텀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국회 파행이 정국의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하반기 정국에서 국면전환을 꾀한다면, 2014년도 국정감사, 예산·결산 심사 등 9월 정기국회 내내 대대적인 대여공세를 펼 전망이다.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사진=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하지만 추석 이전과 마찬가지로 세월호 덫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할 경우 당내 강경파와 온건파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공멸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기 변수 ‘대북 관계’ VS 하반기 변수 ‘경제 성장’

눈여겨볼 대목은 그간 한국 정치의 정국 주도권 싸움에서 전반기 변수와 후반기 변수가 극명하게 갈렸다는 점이다. 이 지점이 새누리당 김무성호(號)와 새정치연합 박영선호(號) 두뇌 싸움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하반기 최대 변수와 관련, “상반기에는 대북 관계 등 정치 이슈가 변수로 작용했다면, 하반기에는 여론상 경제 이슈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장악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야가 이날 당정의 담뱃값 인상안을 놓고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한 큰 그림”이라는 입장과 “서민 주머니 털기” 등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난타전을 벌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셈이다.

정부의 담뱃값 인상안은 단순히 목적세의 문제를 넘어 부자증세 철회 여부·정부의 세입세출 개혁 등과 맞물릴 수밖에 없다. 경제 활성화에 고삐를 쥐려는 정부의 하반기 첫 승부수인 담뱃세 인상안이 민생 경제의 여론을 가름하는 중대 분수령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하반기 정국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상반기 국가정보원(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발목이 잡혔던 박 대통령은 추석 이후 △기초노령연금 축소 △야당의 장외투쟁 △청와대의 채동욱 전 검찰총장 짝어내기 논란 등 화약고 이슈와 마주했다.

담뱃값 인상과 기초노령연금 축소가 복지와 경제 활성화라는 ‘교집합’을 가지는 만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박근혜 정부의 복지 후퇴 논란이 하반기 정국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朴 대통령 지지율·與野 혁신위 출범도 변수
 

지난달 18일 서울 동작구 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정국 상수인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도 관전 포인트다. 특히 2인자를 만들지 않는 박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상 정부 지지율이 당정청의 정국 장악력과 비례할 수밖에 없어 대통령 지지율 추세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주목할 부분은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비율과 부정 비율의 차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의 9월 첫째 주 조사(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에서도 박 대통령의 긍정률과 부정률은 45%로 동일했다.

지난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기초노령연금 후퇴 논란,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사퇴 등과 올해 안대희·문창극 전 국무총리 불명예 퇴진, 세월호 특별법, 담뱃값 인상 등을 놓고 보수와 진보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사사건건 충돌한 이유도 이런 맥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마지막 변수로는 여야 혁신 작업이 꼽힌다. 보수 혁신 아이콘을 자처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애초 추석 연휴 직후 ‘김무성표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었으나,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관련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은 이날 “국민공감혁신위를 이끌 역량 있는 분을 외부에서 영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아 논란이 일 전망이다.

당 안팎에서 신임 비대위원장에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으로 활동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되자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은 “온몸으로 결사저지할 것”이라고 밝혔고, 당의 다른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당과 상의 없이 결정한 일”이라고 불신을 드러내 향후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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