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하드웨어(HW)가 출시되면 해당 기가의 성능에 최적화 된 소프트웨어(SW, 스마트폰은 애플리케이션이 해당)들도 대거 출시되는데, 이를 위해 HW업체는 개발자들이 손 쉽게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개발 툴을 공급한다. SW 콘텐츠 개발자층이 두텁고 넓다는 것은 그만큼 HW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스마트폰 시장은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 진영이 양분하고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두 진영의 HW의 성능별 특색은 희석되면서 “꼭 이거다”라며 한쪽 제품만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충성 고객층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대신 소비자들은 자신의 스마트폰 활용도에 맞는 콘텐츠(앱)을 얼마나 많이 제공하는지를 살펴보고 구매를 결정한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콘텐츠 개발 툴을 공급하는 이유다. 바꿔 말하면 스마트폰 시장을 좌지우지할 권력이 SW개발자 진영으로 넘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새롭게 선보인 신제품에 들어갈 각종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SDK(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나 프로그램 언어를 함께 배포하며 각자의 생태계 만들기에 돌입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갤럭시 노트 엣지를 공개한 삼성전자는 제품 측면의 굽어진 화면을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을 위해 SDK를 배포했다.
갤럭시 노트 엣지의 측면 화면은 스마트폰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것으로 전면뿐만 아니라 우측에서도 정보를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동영상을 보거나 인터넷을 하며 옆 화면으로 메시지 알림을 확인할 수 있으며 자주 사용하는 앱을 실행할 수 있다.
뉴스나 자주 사용하는 앱 등을 등록한 하나의 화면을 패널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원하는 앱을 등록하거나 삭제하는 등 편집을 할 수 있다.
현재는 패널을 최대 7개까지 사용 가능한데 향후 패널은 추가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가 배포한 SDK를 활용해 이 화면에서 사용 가능한 앱을 개발하는 업체가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전면의 화면에서 동영상을 감상할 때 필요한 버튼들을 우측 화면으로 옮기거나 문자 메시지 알림 표시를 나타내는 등 전면에서 콘텐츠를 소비하기에 최적하도록 우측 화면을 활용하도록 하는 의도가 짙다.
하지만 향후 앱 개발 업체들이 SDK를 활용해 우측 화면에서 활용 가능한 앱을 개발해 패널에 탑재하게 되면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진다.
삼성전자는 우측 화면 SDK 배포를 통해 갤럭시 노트 엣지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맺는 등 콘텐츠 수급에 나서는 등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의 마블 엔터테인먼트와 제휴를 맺었다. 제휴로 삼성전자는 태블릿 '갤럭시 탭'에 디지털 만화책을 3개월간 무료로 볼 수 있는 마블 언리미티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양사는 향후 영화, 디지털 콘텐츠 개발 등에서 협력하게 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지난 6월부터 미국 등 주요 국가에 제공한 넷플릭스의 UHD(초고화질)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 유럽으로 확대하고 맥스돔·우아키·칠리 등 유럽 현지 주요 콘텐츠 파트너들과의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에 탑재될 새 운영체제(OS) iOS8을 오는 17일 배포하면서 SDK를 배포한다.
4000개 이상의 새로운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포함한 iOS8 SDK는 공유 옵션, 위젯, 맞춤형 액션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또 ‘터치 ID’ API를 활용하면 앱 내부에서 사용자를 인증할 수 있다.
헬스 키트 API는 개발자가 헬스 및 피트니스 관련 앱의 상호 통신이 가능한 기술을 제공한다.
모바일과 가전이 연결되는 스마트홈이 전자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애플은 홈 키트도 제공한다.
홈 키트는 조명, 온도계, 문 잠금 장치, 차고 문 등을 관리하는데 유용한 기능을 선보인다.
또 공용 프로토콜을 제공해 집안의 개별 기기나 기기 모음과 페어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애플의 차세대 OS인 OS X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위프트도 선보인다.
애플 소프트웨어 부문 수석 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는 “iOS8은 새로운 메시지와 사진 기능, 키보다 자동 입력 기능 및 가종 공유를 통해 보다 빠르고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iOS8은 개발자들에게도 탁월한 환경을 선사하며 개발자가 새로운 멋진 앱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