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정책상 보조금을 과도하게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존 아이폰 고객이 가장 많은 KT가 아이폰6 판매에서 소비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6'와 '아이폰6+'가 오는 19일 미국, 영국 등 1차 출시국에 공식 출시되는 가운데 국내는 10월 중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이폰은 전통적으로 한국에서 많이 팔리는 휴대전화는 아니지만 최근 갤럭시 시리즈에 대한 실망감으로 아이폰 6의 인기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가운데 아이폰 가입자는 2011년 13%까지 늘었으나 현재 5%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과거에 비해 아이폰 사용자 비중 자체도 낮고 아이폰 영향력도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아이폰 6의 화면 크기(4.7인치, 5.5인치)가 기존 보다 커지는 등 국내 사용자들에게도 다시 아이폰 판매가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통신사들은 아이폰6를 비롯한 갤럭시알파, 갤럭시노트4 등 다양한 신규 프리미엄 단말기 출시로 가입자 모집 증가와 높은 가입자당 매출액(ARPU)의 록인(Lock-In)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됐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아이폰 6 출시의 최대 수혜는 KT가 될 것"이라며 "애플의 정책과 단통법으로 인한 보조금 제한 등을 고려하면 기존 아이폰 고객이 많은 KT가 소비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2009년 11월에 SK텔레콤은 2011년 3월에 아이폰을 도입했다.
이는 오는 10월에 시행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하에서는 통신사간 번호이동이나 기기변경에 보조금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폰6 구입 시 통신사가 중고 휴대전화를 매입해주는 조건이 소비자에게는 가장 유리한 조건인 셈이다.
게다가 최근 출시된 삼성의 갤럭시노트4, 소니 Xperia Z3, LG G3 등 고가 휴대전화의 스펙 차별화가 없어지면서 스마트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민희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가폰 비중이 2년 전에 비해 15% 남짓 떨어지면서 급격히 위축되는 추세에 있다"며 "삼성과 애플은 신제품 출시 주기에 맞춰 시장점유율이 서로 등락하며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KT와 SK텔레콤뿐 아니라 LG유플러스도 아이폰 6를 출시할 수 있게 됐으나 수혜는 KT가 가장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사용자들은 대체로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기존 통신사에서 경쟁사로 옮겨갈 공산은 크지 않다"며 "경쟁사들이 또다시 보조금을 살포하지 않는 이상 KT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